철창 나서는 어느 미결수 독지가 나타나 기소유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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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또다시 도벽이 너의 가슴에 치솟을 땐 너의 재활을 위해 노력한 이 많은 선의에 찬 눈동자들을 결코 잊지 말라』- 29일 청주지검 박희태 검사는 전과4범의 멍든 인생을 청산코자 또다시 남의 시계를 훔쳐 판돈으로 극약을 사먹고 두 차례의 자살기도에 미수, 절도죄로 푸른 수의를 걸치고 마지막으로 재생의 기회를 회구한 미결수310번 최필현(30)씨를 밝은 세상에 내보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씨의 기구한 「삶의 편력」(본보7월l6일자)이 보도되자 각계에서 최씨에게 재생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자청해 왔다.
그중 이형주(60·진천군 진천읍 읍내리)씨가 밭3천평, 논8백평의 농장에서 같이 일하며 친자식이나 동생처럼 최씨를 보살피겠다고 나서자 담당 박 검사는 최씨 재생의 신념을 굳혔다는 것.
○…『검사님, 세상이 저를 흉악한 도둑놈이라 손가락질할 때마다 두 차례의 자살기도에도 끊기지 않은 모진목숨을 생각하며 착하고 바르게 살겠습니다』. 청주교도소 철문을 나서며 재생의 회열에 벅찬 최씨는 억센 사나이의 울음을 터뜨렸다.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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