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행방|각종 바둑 선수권전 상반기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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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삼복더위도 아랑곳없이 바둑 열은 여전히 고조되고 있다. 지루한 장마로 피서 계획을 포기한 수많은 애기가들이 기원에서 흑과 백의 격전장에 파묻혀 있다. 상반기를 넘어선 기단의 동향과 국내 각 신문에서 주최 (한국 기원 주관)하는 「타이틀」전의 현황을 살펴본다.

<왕위전 (중앙일보)>
지난 1월에 개막. 제1, 2차 예선을 거쳐 지금 본선「리그」전이 한창이다. 제7국까지 진행된 전적 보면 김인 5단=3승, 김봉선 5단=2승1패, 윤기현 6단=1승2패, 최창원 3단=2패, 김동명 초단=1승2패.
이중에서 선발되는 2명이 결승전에 진출, 조남철 8단과 3명이 다시「리그」로 대국하여 제1기 「왕위」를 결정하게 된다. 김인 5단은 3승 무패로 역시 강호다운 두각을 드러내어 나머지 한판을 지든 이기든 상관없이 이미 결승 진출이 확정되었고, 김봉선 5단은 김인 5단과의 마지막 한판에 당락을 걸고 있다. 물론 나머지 3국에서 동률이 나오면 다시 대국해야하지만.
오는 9월에 있을 결승전에서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점은 역시 조남철 8단과 김인 5단의 숙명적인 대결. 눈앞에 다가섰던 국수 1위 10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섰던 노장 조8단은 최대의 「타이틀」 「왕위」를 차지하고 다시 제1인자의 위치로 돌아올 것이냐? 아니면 김5단의 젊음과 패기에 그대로 밀려날 것이냐 하는 것이 일반의 관심이며 화제다.

<▲국수 1위전>
이 「타이틀」전은 금년에 제11회를 맞아 현재 도전자 결정 본선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성적을 보면 조남철 8단=l승, 김봉선 5단=2패, 윤기현 6단=1승, 정창현 3단=1승, 강철민 3단=1패.
다섯명의 기사 중 누가 국수 김인 5단에 도전하게 될는지 아직 한두판 밖에 두지 않아 속단할 수는 없지만 「팬」들은 역시 조8단을 유력한 도전 후보로 꼽고 있다.
제1회부터 9년 동안 「타이틀」을 조8단이 독점했던 것은 누구나가 잘 아는 사실이고, 10년째에 조8단의 독주에 김인 5단이 「브레이크」를 걸어 기단을 뒤흔들었던 일은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도전 5번기는 10월 하순이나 11월초에 대국되리라 하는데 예상대로 조8단이 도전자가 된다면 또 한바탕 시끄러운 싸움을 벌일 것이다. 그에 앞서 대결하는 「왕위전」에서의 패퇴자는 다시 한번 여기서 설욕을 다짐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노릴 것이 틀림없다.
조8단의 「리턴매치」는 예상대로 이루어질 것인가? 그리고 그는 9년 동안 앉았던 그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주목되는 초점이다.

<▲대통령 패 쟁탈 최고위전>
그동안 꾸준히 기계 발전을 위해 이바지해온 이 행사는 금년에 7회를 맞았다. 현재의 「타이틀」 보지자는 조남철 8단. 현재뿐만 아니라 제1회부터 작년도 제6회까지 한번도 남의 손에 넘어간 일없이 조8단이 독점하고 있다.
그동안 유력한 도전자로 김인 5단, 윤기현 6단, 김봉선 5단 등이 번갈아 맞섰으나 번번이 패퇴하여 「팬」들은 은근히 무엇이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행사는 1차 예선이 끝난 백흥수 3단과 김규철 초단이 2차 예선에 진출하고 있다. 도전 5번 승부는 내년 봄에 있을 예정.

<▲5강전>
한때 중단되었던 이 행사는 금년부터 다시 열려 지난번에 제6회를 마쳤다.
제1회부터 4회까지는 조남철 8단이 연속 우승하고 이후는 불참. 5회에는 정창현 3단이, 6회에는 김인 5단이 우승하였다. 예선을 거쳐 5명이 「리그」로 대전한 전적은 다음과 같다.
금인 5단=4승(우승), 정창현 3단=2승2패, 김봉선 5단=2승2패, 최종우 3단=2승2패, 윤기현 6단=4패

<▲청소년배 쟁탈전>
엄격한 연령의 제한은 없지만 10대에서 30대까지의 기사가 참가하는 기전. 도전대국이 아니고 「토너먼트」로 매년 새로 대국하여 우승자를 결정하는 것이 특색이다. 금년엔 제4회를 마쳤는데 강철민 3단이 우승, 김수영 3단이 준우승, 제1·2회에는 윤기현 6단이 우승했다.
상반기에 신진으로 두드러진 전적을 보여준 것은 왕위전에 처녀 출전하여 1·2차 전에서 6연승을 한 김동명 초단. 최근의 쾌보는 아무래도 도일 수업중인 조훈현(13)군의 입단이다.
승부 세계인 기단의 화제는 가을을 맞으면서 풍성해질 것이다. <인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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