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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만에 만든 속성 포도주|미 「캘리포니아」대서 주조에 성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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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몇백년전부터 「스페인」 사람들은 술독에 효모(누룩)를 넣어 15∼20년이란 긴세월을 걸쳐 익힘으로써 우수한 「셰리」주를 제조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포도주연구실에서 장기간 익힌 포도주와 흡사한 품질을 가진 포도주를 7일이란 단시일내에 만들어내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포도주 제조업자들은 이 속성 포도주제조방법이 15년 내지 20년이란 긴세월을 기다리지 못하는 급한 성격을 가진 전형적인 미국인들에게 안성마춤일 뿐만 아니라 싼비용으로 구주산 포도주와 경쟁할 수 있게 되어 모두 기뻐하고 있다.
이 속성술은 포도주를 초단파로 격동시킨다음 「코발트」60(원자력완성과정)으로 방사선을 쬐어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사람들의 음주취미는 요새 점점 변하고 있다. 즉 「알콜」성분이 많은 포도주(20%)보다는 소량의 「알콜」성분의 것(12%)을 즐겨마시는 경향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호응하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포도학과연구실에서는 미국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포도주를 생산하기 위해 항상 포도의 품질을 물리화학적으로 연구 검토하고 있다.
한가지 아까운(?) 일은 이 연구실에서 만드는 포도주의 판매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1년에 7천「갤런」이상의 「샴페인」·「코냑」·「셰리」주가 개천에 내버려지는 신세를 지고 있다 한다. 이중에는 특이한 맛과 향기를 가진 술도 많다는 것이다. 아마 포도주로 접시를 닦는 곳은 이 세상에서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밖에는 없을 것같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가 과연 인체에 무해하다고 단정지을 단계는 아닌듯. 때문에 이 연구실에서는 포도주의 현대적 제조방법(제조과정 자동화)과 함께 인체에 대한 유무해결과도 가려내야할 처지에 빠져 있다. 포도주라면 오래묵은 것일수록 그 진미가 난다는 오래전부터의 「학설」을 뒤집고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포도주가 15년내지 20년묵은 「진짜 포도주」보다 맛이 있으려면 적지않은 인고가 필요할 듯하다.
또한 포도주 감식전문가만 40여명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즐거운 고민도-. 이들은 대학직영 포도농장에서 재배되는 포도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효시켜서 만든 포도를 매일 한모금씩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캘리포니아=황석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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