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화항공 CEO 공격경영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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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이 미 테러사태 이후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 선봉에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크리스틴 충(52.사진)이 서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테러사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테러의 타겟이 된 미국 비행기 타기를 꺼리기 때문에 이 때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충의 공격경영은 취임 이후 실시한 개혁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7월 충이 경영을 맡았을 때 중화항공은 거의 최악이었다. 1990년대 들어 세차례나 발생한 항공사고는 4백5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그 중 두번이 조종사 과실로 인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회사는 휘청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충은 대대적인 조직수술작업에 착수했다. 군 출신 조종사들을 줄이는 동시에 공기업이 안고 있는 무사안일주의를 뿌리뽑기 위해 과감한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이같은 여장부의 독주에 보수적인 구성원들은 처음엔 강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조금씩 적응해갔다.

그는 30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뒤 99년 귀국할 때까지 콜롬비아영화사 등 미국 기업에서 재무분석가로 일해왔다. 귀국 후 두번째로 큰 도시인 카오숭의 경제자문관 역할을 하다 천수이벤(陳水扁)총통에 의해 위기에 빠진 중화항공의 해결사로 발탁됐다.

올해 중화항공은 해외 경영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약 4천만달러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충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본토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동방항공의 화물사업부 지분을 25%나 인수했고, 푸젠(福健)성의 경제중심지인 샤먼공항에도 투자했다. 중국 시장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인 것이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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