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하이닉스-마이크론 감산제휴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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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문가들은 3일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 추진에 대해 마케팅 전략을 공유하는 감산제휴가 가장 현실적이며합병의 경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원은 "양측의 감산제휴가 이뤄지면 D램 공급량의 40∼45%를 조절할 수 있다"며 "D램 시장을 공급자 시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하이닉스-마이크론-삼성전자의 협력체제가 갖춰 진다면 과당출혈 경쟁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퇴출을 걱정하던 수세적 입장에서 공세적 입장으로의 전환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마이크론도 내년 설비투자 18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생존경쟁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우 연구원은 그러나 "선언적 의미의 전략적 제휴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구속력 있는 지분거래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수석 연구위원도 "양사가 제휴를 하더라도 상당한 영향력을행사하기 위해선 잠재공급력을 줄여줘야 한다"며 "양사의 합병은 `1+1=2'가 되는 조합이 아닌만큼 적어도 감산합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사의 합병과 관련 채권단,주주,회사의 이해관계 등 변수가많은만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최석포 연구위원은 "채권단과 마이크론의 이해관계가 얼마만큼 일치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하이닉스에 채무탕감과 신규지원을 해준 채권단은 돈을 받아내는 것이목적이겠지만 마이크론은 새로운 캐시를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도 "양사가 합병한다면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하이닉스의 적자가 회계상에 반영돼 주주들의 반발이 우려되는데다 하이닉스도 감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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