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B형 선택한 중하위권 학습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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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수리영역 가형의 경우 하위권 학생들의 나형 이탈로 등급 상승은 커녕 3월 모의고사나 6월 모의평가 등급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6월 모의평가 수리영역 가형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수능시험에서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은 32%에 불과했다. 하위권 학생들의 나형 이탈은 가형의 평균점수 상승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표준점수를 맞추기 위한 난도 상승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수리영역 가형 학생들은 학습대비 성적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4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서울시내 중하위권 대학 대부분이 이공계학과의 경우 수리영역 B형을 지정해 하위권 학생들의 이탈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과 학생들은 B형 학습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해야만 2013학년도 수능에 비해 중상위권 대학 진입이 유리해진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수능 집중도가 높은 재수생의 경우 바뀐 A/B형 입시가 수학 성적 향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과 중하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문제에 집중하는 만점전략보다 기본 문제와 아는 문제를 실수 없이 해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풀기 힘든 고난도 수학문제에 시간을 투자하는 대신 교과서 증명을 한 번 더 따라 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선에서 수학을 지도한 경험에 의하면 상위권 학생들마저 가장 기본적인 증명을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많은 학생이 공식을 알고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는 있지만 정작 그 개념을 다시 확인하면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이야기다.

교과서에 충실하고 기본 개념을 잘 다져야 수능시험에서 해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유형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릇된 학습 태도와 과욕이 상위권 진입을 오히려 어렵게 만든다.

학생들은 수학 시험지를 받으면 1번부터 마지막 문제까지 순차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수학 전문가가 아닌 이상 처음 접한 문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한 번쯤 깊게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시험 자체를 그르치는 일이다. 고난도 문제가 무조건 시험 뒷부분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편한 마음으로 넘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아는 문제를 모두 해결한 후 시간이 남을 때 어려워 건너뛰었던 문제를 다시 차분히 생각하면 뜻하지 않게 쉽게 풀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험이 끝난 후 문제를 다시 풀어보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수가 시험 때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을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심리적 여유가 생기면 어렵게 느껴졌던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미련없이 넘어가는 것도 습관이 돼야 한다. 모의고사 때마다 꾸준히 연습해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중하위권 수험생 가운데 수학 시험지만 보면 머리가 먹먹해지고 손이 떨려 글씨를 쓸 수 없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러 있다. 시험을 치르는 것은 문제와 수험생 간의 싸움이고, 싸움에서는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문제에 제압당하면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해결이 쉽지 않다. 이런 수험생은 평소에 심리적 안정을 몸에 익혀두는 것이 중요하다. 무의식의 영역을 시험 당일에 극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20분 정도 명상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이 몸에 배면 시험 당일 짧은 시간에도 쉽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진경식 평촌청솔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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