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오늘 독립기념일을 맞는 미국이 우리에겐 그 속담 그대로의 진실한 친구. 일로전쟁 때부터 합방에 이르는 동안의 수교사나 일본과 한국을 놓고 미국이 보여준 태도가 반드시 석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1945년에 우리를 왜정으로부터 해방시켜준 것으로 우리의 감사를 샀고, 6·25동란 때 다시 우리를 구해주어 진실한 친구의 신의를 다했다. 자기네 국가이익을 보호하고 자기네들이 아쉬워서 한 일이지 한국과 한국인이 남달리 귀여워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야속하고 빗나간 냉소주의이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미국일변도를 지양해야 한 대도,미국이 우리의 진실하고 고마운 벗임엔 변함이 없는 것이다.
2차대전후에 미국은 천상천하 그에 대적할 자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나라가 되었다. 그 결과로 부득불「몬로」주의를 스스로 깨고, 범세계적인 「리더쉽」을 잡고 행사해야 하는-「존슨」대통령의 말을 빌면-오만이 아니라 고뇌의 귀임을 맡게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미국도 건국 초에는 갖은 고생을 해야했고 내란마저 겪어야했다. 그럴 때의 미국에도 진실한 친구가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친구는「프랑스」였다. 「프랑스」의 물심양면의 도움이 없었던들 미국은 끝내 영국의 식민지처지를 면치 못했을 공산이 크다. 봄이 되면 「퍼토매크」강변을 메우는 벚꽃을 가리켜서 미국과 일본의 우정의 상징이라고 떠들어대는 수가 있다. 그러나「워싱턴」시 자체를 세우고 꾸미는데 역사적 역할을 한 것은 독립전쟁때 함께 싸운「피에르·샤를·랑팡」이라는 불군 공병소령이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은 두 차례의 대전때 「프랑스」를 구해줌으로써 피차간의 진실한 우의를 큰 희생으로 입증했다.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진실한 친구사이에도 견해의 대립이 있을 수 있고 감정의 알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 일방의 타방에 대한 추종이 아니라 상호이해와 인내로 뜻 있는 이상을 함께 추구하는 가운데, 진실한 우의가 산다는 교훈이기도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