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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공연 소녀 숨지고, 5세 아이 납치되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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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기퍼즈 전 의원, 의회서 총기규제 호소한 날 … 미 동시다발 총격사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총기사고가 벌어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 특수기동대가 용의자 더글러스 하먼의 집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선 총기사건 생존자 개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이 증언자로 나섰다. 그는 2년 전 6명이 숨진 애리조나주 총기사건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피닉스·워싱턴 AP=뉴시스]
하디야 펜들턴

미국에서 총기규제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때 학교 밴드와 공연했던 15세 소녀가 괴한이 난사한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총기사고가 잇따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시 킹 칼리지 프렙 고교에 다니던 하디야 펜들턴이 이날 오후 학교 인근 공원에서 신원불명의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2명은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펜들턴과 함께 있던 학생 가운데 범죄단체 조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발 사고일 가능성을 비쳤다. 펜들턴은 일주일 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공연을 한 드럼 밴드의 지휘자였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펜들턴의 죽음을 애도하고 가족에게 위로를 표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총기 폭력에 단호히 맞서야 할 의무가 있다”는 오바마의 말도 함께 전했다.

 앨라배마주 미들랜드시티에선 60대 남성이 통학버스 기사를 사살하고 버스에 타고 있던 남자아이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은퇴한 트럭 운전사 지미 리 다이크(65)는 전날 오후 유치원 어린이 21명이 탄 통학버스를 세운 뒤 버스기사를 권총으로 위협하며 아이 2명을 내달라고 했다. 기사가 거부하자 네 차례 총탄을 갈겨 그를 사살했다. 다이크는 5세 남자 아이 1명을 데리고 자신의 집 토네이도 벙커로 숨어들었다. 출동한 경찰이 협상을 시도했지만 이틀째(한국시간 1일 새벽)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경찰은 아이가 다친 데 없이 벙커에서 TV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벙커에는 전기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음식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AP는 전했다.

 2년 전 총기난사 사건으로 6명이 숨졌던 애리조나에서도 총기범죄가 벌어졌다. 피닉스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법률 분쟁 중이던 더글러스 하먼(70)이 분쟁 상대와 변호사에게 총을 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하먼은 범행 뒤 자동차로 달아났고 현지 경찰은 피닉스 지역에 경계령을 발동하고 검문검색을 펼쳤다.

 특히 이날은 애리조나 사건의 생존자인 가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이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날이었다. 2년 전 사고 때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가 기적적으로 회생한 기퍼즈 전 의원은 사고 후유증으로 어눌한 목소리에 힘을 주며 총기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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