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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도 방목, 장흥 한우 육질이 전국 으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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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이명흠 장흥군수가 장흥군 대덕읍의 한 농장에서 방목한 한우들을 살펴보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 끝인 장흥은 겨울철에도 따뜻해 소를 밖에 풀어 놓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값이 싸면서도 맛이 좋고 믿고 살 수 있다는 게 널리 소문나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거죠.” 장흥 한우에 대한 이명흠 전남 장흥군수의 자랑이다.

토요일마다 재래 장터와 축제가 열리는 것으로 유명한 장흥읍 토요시장 안에 쇠고기 판매점이 22곳이나 있지만, 요즘 가게마다 한창 바쁘다. 설 명절(2월 10일)을 앞두고 직접 먹거나 선물할 것을 사려는 방문 손님과 택배 주문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시장에서는 한우 중 암소를 도축해 판다. 암소 고기는 약간 간간하고 단맛이 나면서 고소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등 본래 한우 고기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수소를 거세해 기른 거세우는 부드럽지만 맛이 심심하고 값이 비싸다. 수소를 그냥 기른 비거세우는 값은 싸지만 고기가 질기다.

대도시에서는 한 근(600g, 1+ 등급)에 6만~7만원인 갈빗살을 4만원에, 4만원가량인 등심을 2만7000원에 판다. 찜 갈비는 2만1000원, 국거리 양지는 1만3000원, 불고기·장조림용은 9000원이면 살 수 있다. 서울 등에서는 16만~20만원인 꼬리를 9만원에 판다. 모든 상인이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조성일 토요시장 한우판매상협의회장은 “대형 마트보다 20~30%가 싸다. 한 사람이 부모·자녀·친척 것과 선물용까지 수십만원, 수백만원어치를 주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금액에 맞춰서 고객이 주문한 부위들을 포장해 보내준다”고 말했다.

값이 싸다고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장흥군은 매월 불시에 모든 판매점의 고기에 대해 DNA검사를 한다. 이제까지 한 건도 문제가 없었다. 값이 싼 비결은 판매상인이 직접 또는 위탁해 소를 길러 도축하고, 박리다매하는 데 있다. 이런 식으로 지난 한 해 판 물량이 약 1만 마리분이나 된다. 업소당 하루 1마리분이 넘는다. 이들 상인이 관리하는 고객 택배 주소가 6만 개에 가깝다. 장흥군민 수보다 훨씬 많다.

축산물 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도축 판정한 장흥한우 1만6260마리 중 1++ 등급 출현율은 14.9%. 국내 최고급 한우 고기로 알려진 브랜드 한우(7.9%)의 2배에 가깝다. 행정안전부가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한 한우 전문가인 유영철 장흥군 친환경농축산과장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맞는 청보리 사료나 볏짚을 많이 먹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배합사료 의존도가 높은 다른 지역 한우들보다 육질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남녘이라서 겨울에도 따뜻해 소들을 밖에 풀어 놓을 수 있는 점도 북쪽 지방 한우보다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장흥한우 구입 문의는 장흥군청 한우산업담당( 061-860-0695)으로 하면 된다.

이해석 기자

사람보다 한우가 더 많은 장흥군=인구가 4만2000여 명인데, 한우는 5만6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전체 농가 6000여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2800여 농가가 한우를 기른다. 이 가운데 500여 농가는 전라남도의 친환경 녹색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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