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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화제로 밤거리 떠들 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 선수가 세계의 정상에 오르던 25일 밤 8천여 관중이 들어찬 장충체육관은 감격과 흥분의 도가니 속에 빠졌다.
김 선수의 손이 번쩍 들어 올려진 순간 관중들은 장내가 떠나가도록 박수갈채를 보냈고 김 선수가 귀빈석에 올라가 박 대통령을 붙들고 사나이의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 때 장내는 또 한번 감격의 물결이 휩쓸었다.
이때 『잘 싸웠어, 수고했다』라고 위로하던 박 대통령의 목소리도 장중했고 김 선수를 뒤따르던 「보비」「코치」는 김 선수를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김 선수의 「아마」때부터 어버이처럼 돌봐 주던 노병렬「코치」는 이 광경을 보자 얼굴을 손수건에 파묻고 흐느꼈다.
한편 김 선수의 「게임」을 일반석에서 보던 어머니 허연옥(56) 여사와 부인 정하자(26)씨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허 여사는 이날 따라 울지 않고 장한 아들을 멀리서 응시했다. 그러나 정씨는 남편의 시합이 안타깝고 조마조마했던지 『아들(현철군)만은 권투를 시키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 맞는 세계「챔피언」탄생의 밤. 이 밤은 정녕 민족의 밤이기도 했다.
◇흥분의 밤거리
「게임」이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던 체육관 밖에서는 「라디오」와 TV를 둘러싼 시민의 흥분이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날 체육관구내 다방을 비롯해 다방·만화가게의 TV는 초만원을 이루었다. 이들은 모두 1백원에서 10원까지 유료입장료를 낸 시청자들. 이들도 김 선수의 손이 오르자 만세를 불러 흥분을 달랬다.
◇6천원이 3천원
○…매진되리라던 입장료는 모두 4천5백장의 예매에 그쳤다. 특석(6천원)이 590장, 지정석(4천원), 1,350장, 일반석(2천5백원)2,640장이 그 전부.
이같이 예매가 안 되자 출처를 모르는 암표는 6천원권이 3천원, 4천원권이 2천원, 2천5백원권은 8백원까지 폭락돼서 암표상을 울렸다. 경기당일 장충체육관에서 팔린 입장료는 모두 42만2천원 정도에 불과했다.
◇적자는 6백 만원
○…당초 3천 만원이 수입돼야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다던 이 세기의 대전은 총수입 1천5백만 원으로 그쳤다.
양 선수의 「파이트·머니」 만도 약1천8백만원(벤=5만5천「달러」·김=3백만원)이니까 이번 대회는 완전히 적자. 그 위에 입장세·체육관 사용료를 약 3백만원 지불해야 하니까 「프로모터」는 적어도 6백만원의 적자는 면치 못할 것 같다.
◇수훈은 보비 코치
○…김선수의 승리로 수훈갑이 된 사람은 바로 「코치」인 「리처드·보비」(40)씨. 현재 월1천「달러」의 보수를 받고 있는 「보비」씨는 앞으로도 계속 남아 김선수를 지도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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