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만회의』로 둔갑|미 두 주간지에 비친 서울 외상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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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4일부터 3일동안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를 국내에서는 「한국외교의 성장」이라는 각도에서 크게 다루었었다.
그러나 이 회의를 다룬 미국의 「타임」지와 「뉴스위크」지는 한국이 이 회의의 주역을 했다는 내용을 조금도 비치고 있지 않다.
6월 27일자 「뉴스위크」는 한 「페이지」 전부와 다음 「페이지」 일부를 이 회의의 보도로 채워 크게 다루었는데 「코만」 태국외상의 사건을 앞에 내세워, 「코만」을 『자유 「아시아·블록」의 형성자』라고 설명에 붙였다.(사진)
그리고 「타임」과 「뉴스위크」는 이 회의의 유일한 중요결의를 「아시아」·태평양이사회의 「엉성한 결성」이라고 했으며 「타임」의 기사는 「코만」 외상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있다.
이동원 외교장관에 대한 언급은 「타임」에는 전혀 없고 「뉴스위크」에는 그가 2년전에 반공태세를 위해 이 회의를 제의했다고만 보도했다.
그리고 「뉴스위크」는 이 회의의 성공은 사실상 부지런한 「코만」의 정치역량에 힘입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를 취재하던 어느 기자가 이 회의를 『「코만」의 회의』라고 한마디 던진 일도 있지만 「타임」과 「뉴스위크」의 기사가 풍기는 냄새는 이 『「코만」의 회의』를 짙게 하고 있다. 한국은 장소를 제공한것 뿐이라는 인상.
그리고 이 주간지들은 이 회의를 군사적인 관점을 가지고 보는듯한 흔적을 남겼는데 그것은 「타임」이 기사내용에서 월남에의 동정을 표시했다는 것을 제목에서 「월남에의 도움」을 내세운 것과 「뉴스위크」가 『이 회의에 모인 「아시아」 국가들이 가까운 장래에 군맹을 표명하지는 않는다해도 그들의 안정은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전략을 전체적으로 강화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 등이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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