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증시… 추가상승 전망 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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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의 투자전략가들과 펀드매니저들이 당황하고 있다. 입모아 조정장을 전망했으나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로 장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인 630선에서 밀려나자 조정장이 나타나는가 싶었으나 증시 체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고 지수는 조정 이틀만에 620선에 올라선뒤 23일은 20포인트 넘게 뛰며 645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점이자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았던 630선을 뚫은데다 증시여건이 호전된만큼 일단 큰 악재가 터지지 않는한 매물대인 680선까지는 추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조짐이나 늘어나고 있는 증시주변 유동성을 감안할 경우 대세상승 초기로 볼 수 있다는 적극적인 주장까지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경기회복 조짐, 미국증시의 견조한 흐름, 고객예탁금 급증, 기관의 매수참여,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 등을 제시했다.

◆ 630선,640선 어려움없이 돌파

630선 돌파의 의미는 크다. 작년 9월14일 650.14에서 620대로 미끄러진 증시는이후 하락갭을 채우지못한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29일 지수는 632.05로 종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내리막길이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번 랠리가 지난 9월 하락갭 발생 직전 지수대인 650선을넘어 추가상승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일단 매물대 상으로는 저항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밀집 매물대인 540선, 560선,580선 610선, 620선을 파죽지세로 뚫고 올라왔기때문이다.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했기때문에 장애물이 거의 없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팀장은 첩첩산중의 누적매물대를 돌파하고 올라온 강한기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않다고 말했다.

◆ 증시 주변여건 호전

우선 우리 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 미국 증시는 약보합세로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긴 했지만 상승 분위기는 유지됐다.

나스닥지수는 1875.05, 다우지수는 9,834.68에 마감돼 각각 1,900선과 10,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일단 아프간전쟁 조기종결 가시화, 반도체가격 상승 조짐, 부동자금의 증시유입 움직임 등을 들어 나스닥지수 2,000선, 다우지수 10,000선 회복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0월이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규모는 거래소시장에서 2조5천959억원이다. 이기간 기관이 6천507억원, 개인이 1조1천324억원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 홀로 지수를 떠받쳐왔다.

이처럼 고강도 매수세를 유지한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단기차익을 노린 자금도 있으나 대부분은 중장기 투자자금인 것으로파악되고 있다.

특히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투자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고 있고다른 신흥국가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투자매력이 돋보인다.

증시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외로 매수강도가 강해 앞으로도 `사자'가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3분기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며 경기회복에 대한기대감이 어느정도 충족됐다.

또 고객 예탁금이 9조3천억원을 넘어서고 금리 급등에 따라 주식형수익증권으로돈이 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은행권과 투신권을 오락가락하던부동자금이 수익성을 쫓아 증시로 쏠릴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다.

◆ 680선까지 상승세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일단 지수가 630선을 뚫은만큼 기세를 몰아 650선을 넘고 680선까지오르며 연말에는 700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내놓고 있다.

경기의 펀더멘틀즈는 아직 뚜렷한 회복 기미가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증시분위기가 9.11 미국테러이후 풀린 자금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장세로 흐르고 있어 쉽게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깔고 있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일단 미국의 다우지수가 10,000선,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넘고 국내 증시가 630선에 안착하면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호전돼 연말까지 690∼700선까지도 상승할수 있을것이라고 전망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GDP성장률.환율하락.금리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680선 근처에서 700대 돌파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리서치담당 상무는 워낙 상승기세가 강하기 때문에 지수는 매물대인 680선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어느때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다음달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이번 상승장의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장세인만큼 지수향방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다음달 초 발표되는 경기지표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인되면 대세상승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아직 충분한 지수 조정이 이뤄졌다고 보지 않으며 과거의 경우 이날처럼 증권주의 시세가 폭발했을때가 바로 상투였다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뉴스) 김종현.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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