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인천공항, 무늬만 '대체공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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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체 공항으로 이용해야 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안개로 동반 마비되고 있다.

인천공항에 안개가 끼면 회항 착륙해야 할 김포공항에 더 짙은 안개가 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항공사들은 김포공항 시절과 다름없이 김해.제주.오사카 공항 등을 대체 공항으로 이용하는 실정이다.

당초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은 안개 발생 원인이 달라 대체 공항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인천공항은 습기를 머금은 바다 바람이 원인인 해무(海霧)가 대부분인 반면 김포공항은 땅이 식으며 안개가 발생하는 복사무가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인천공항으로 오던 항공기가 김포공항으로 회항한 것은 전체 95건 가운데 40여건에 불과하다. 김포공항으로 오던 국내선 항공기가 인천공항으로 회항한 적은 없다.

이는 영종도 지역의 기후변화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넓은 부지에 활주로 등이 들어서면서 영종도 지역에도 해무보다 복사무가 자주 낀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인천공항 개항 후 10월까지 항공기 이착륙에 영향을 미치는 시정 2백m 미만의 짙은 안개는 인천공항이 11시간15분인 반면 김포공항은 14시간21분이다.

따라서 김포에 안개가 낄 경우 인천으로 회항은 가능하지만 항공사들이 교통편 제공때문에 기피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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