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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문가 모셔라" 미 대학 팔 걷었다

미주중앙

입력

미국과 캐나다 대학가에서 '한국 전문가' 영입 붐이 일고 있다. 한류 열풍,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맞물린 한국학 관련 수요 증가 때문이다.채용 분야도 정치, 미술사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인디애나 대학교는 한인 동문 3명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의 기부금 150만 달러, 학교의 지원금 등을 학교 역사상 첫 한국학 석좌 교수 채용에 나선다.

이 대학의 마이클 맥로비 총장은 학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국가"라며 "이번 후원이 한국학 프로그램이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SC 한국학 연구소는 박사 과정 이수 후 연구생인 ‘포닥’ 장학생 2명 선발을 위해 내달 5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한다. UC버클리 동아시아 언어 및 문화학과도 오는 7월 1일부터 한국 문학과 문화를 가르칠 강사를 찾고 있다. 뉴욕주립대(SUNY) 스토니 브룩, 조지타운대도 지난해 말부터 한국 전문가 추가 영입에 나섰다. 이밖에 캘스테이트 도밍게즈 힐스는 최근 아시아 관련 수업을 가르칠 강사를 선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학계에선 경제,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명성이 높아진데다 최근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캘스테이트 LA 현대어문학과 이남희 교수는 “미국의 관심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한국이 부각되고 있다. 중흥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이 많이 발전한 덕분에 '가난한 아시아'란 인식도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한국학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한국 미술사 전문가에 대한 북미 대학의 수요가 관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캔자스 대학교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 미술사 부교수 채용에 나섰다. 한국학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중부 지역인데다가 한국미술사가 아직 미술사학계에서도 생소한 상황이란 점에서 캔자스 대학교의 행보는 학계 내에서도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UBC)에서도 한국 미술사 또는 일본 미술사 교수를 채용할 예정이다.

한국 미술사 전문가인 UCLA 버글린드 융만 교수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미술사학이 이제 학계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실제 컨퍼런스나 워크숍, 그리고 동아시아 미술 관련 출판물에서도 한국 미술의 중요성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일본과 중국 미술이 언급될 경우, 자연스레 ‘한국은?’이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

융만 교수의 발언은 그 동안 학계에서 아시아를 일본과 중국으로 양분해 바라보던 시각이 일본, 중국, 한국의 ‘삼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인식이 확산되면 북미 지역의 아시아 관련 연구의 지형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현재 UCLA, USC, 하와이대, 하버드대, 미시간대 등 미국 내 13개 대학에서 한국학 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있다. 또, 전미한국어교육자협회(AATK)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대학(2년제 포함)은 150여곳에 달한다.

박상우 기자 swp@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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