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영화] EBS '잔다르크'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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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를 구해낸 소녀

잔다르크(EBS 밤 10시)195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새로운 물결) 영화를 대표했던 자크 리베트(75) 감독의 2부작 가운데 1부 ‘전쟁편’이 방영된다. 다음주엔 2부 ‘감옥편’이 찾아온다. 리베트 감독은 원래 이 영화를 6시간 짜리 대작 한 편으로 기획했으나 제작자·극장측 등의 사정을 감안해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익히 알려졌듯 잔다르크는 15세기 전반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를 영국에서 구해낸 영웅 소녀다. “프랑스를 구하라”는 신의 음성을 받고 영국군을 무찌르며 왕위마저 영국에 뺏겼던 조국을 해방시킨 용감무쌍한 아가씨다.

영웅담을 즐겨 형상화하는 스크린이 그녀를 놓칠 리 없다. 무성영화 시대의 칼 드레이어 감독부터 로베르 브레송·오토 플레밍거, 그리고 최근의 뤽베송까지 잔다르크는 프랑스 영화계의 단골 소재였다.

고희(古稀)를 넘은 나이에도 현장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리베트 감독의‘잔다르크’는 그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일반인에겐 다소 난해한 감독으로 유명한 리베트의 개성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영상 언어를 제시하려고 매진하는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리베트 감독은 이 영화에서 성녀 잔다르크보다 전사 잔다르크를 부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싸우는 장면을 클로즈업하는 대신 기도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등 한 소녀의 일상적 측면에 비중을 실었다.

신의 계시를 실현하려는 잔다르크의 신념 속에 감독 자신의 집요한 연출관이 녹아 있다. 잔다르크의 단호한 성격과 뛰어난 유머 감각을 잘 소화했다는 평가다.

주연 상드린 보네르. 1994년작. 원제 Joan the Maid Part1-The Battles. 15세 이상 시청가. ★★★☆(만점 ★ 5개)

*** 인질로 잡힌 딸을 구하라

닉 오프 타임(MBC 밤 11시10분) 제목은 ‘아슬아슬한 순간’을 뜻하는 영어 관용어다. 제목에서 눈치챌수 있듯 스릴러 영화다, 주목할 만한 액션 장면은 없지만 관객의 마음을 조이는 긴장감은 제법 살아있다.

긴박한 처지에 빠진 주인공의 마음을 새의 시점으로 처리하거나, 조마조마한 상황을 환청 기법으로 표현하는 등 연출력도 돋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기차역에 도착한 회계사 왓슨(조니 뎁)은 혼잡한 역 앞에서 범죄집단에게 어린 딸을 인질로 잡힌다. 그들은 왓슨에게 딸을 구하려면 선거 유세장에 나올 주지사를 살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그에게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데….

감독 존 배덤. 1995년작. 원제 Nick of Time. 15세. ★★★

*** 마약밀매단 소탕 작전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KBS2 밤 10시50분) ‘홍번구’‘폴리스 스토리4’ 등의 흥행작을 연출했던 탕지리(當季禮) 감독이 홍콩·일본·미국의 스타를 모아 한바탕 액션 잔치를 펼친다. 마약밀매단을 소탕하는 중국 특전경찰대 얘기다.

배우·가수로 활동하는 꿔푸청(郭富城)이 주연으로 나온다. 상하이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패션쇼장에서 정체불명의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면서 현란한 액션극이 벌어진다.

살인자의 뒤를 쫒는 꿔푸청의 활약이 볼 만하고, 이 사건에 미모의 일본 여성 후지와라 노리카가 연루되면서 사건이 복잡해진다. 꿔푸청이 오토바이를 타고 헬리 밑으로 뛰어드는 막바지 장면이 인상적이다.

2000년작. 원제 China Strike Force(雷霆戰警). 15세. ★★☆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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