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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막는 효소의 새로운 기전 밝혀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염증 억제 기전 모형도

국내 연구진이 이스라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염증발생을 억제하는 인체 효소의 새로운 역할과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다양한 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지 주목된다.

건국대 의료생명대학 생명공학과 강태봉 교수팀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연구팀과 함께 인체 세포예정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 단백질 물질인 ‘카스파제-8’(caspase-8) 효소가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을 제어해 생체 내에서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연구결과는 24일 세계적 과학저널 셀(Cell)이 발간하는 면역학계의 권위지인‘이뮤너티(Immunity)’1월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염증 발생 기전에 있어 새로운 경로를 발견했다는 의의가 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암, 알러지, 염증성 장질환 등 만성·급성 염증성 질환의 진단과 질병 제어를 위한 새로운 분자 표적 물질 발굴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사람의 몸은 발육과 조직교체 과정에서 끊임없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카스파제-8은 이러한 세포예정사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물질의 하나로 알려져 왔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 효소가 세포사멸의 또 다른 형태인 세포괴사를 막아 이러한 세포괴사로 유발되는 염증을 막는 간접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태봉 교수

강 교수팀은 이번 실험에서 카스파제-8 효소가 세포괴사를 막는 간접적인 방법만이 아니라 인체의 염증발생에 핵심 역할을 하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을 억제하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인체 염증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 경로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수지상세포라는 면역 담당세포에만 이 카스파제-8 효소가 결핍된 생쥐를 제작했다. 그 생쥐에 세균성 염증유발 성분인 지질다당체를 주사했다. 그러자 정상 생쥐에 비해 이 효소가 결핍된 생쥐에서는 월등히 높은 치사율을 나타냈다. 이러한 생쥐의 치사가 염증성 싸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루킨-1의 과다한 생산에 기인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스파제-8과 인터루킨-1 생산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한 후속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카스파제-8이 결핍된 면역세포에서 지질다당체의 자극에 의해 인터류킨-1의 분비를 조절하고 있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과 이러한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은 카스파제-8의 기질로 알려진 RIPK1, RIPK3라 불리는 카이네이즈(kinase)들을 경유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카스파제-8이 염증조절복합체를 활성화하는 인자인 RIPK1-RIPK3를 절단, 억제하여 세포괴사의 진행을 차단하는 동시에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조절을 통해 염증 발생을 제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카스파제-8 효소의 결핍이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화를 통해 면역반응의 비증상적 증가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결과로 해석된다. 카스파제-8효소가 결핍되면 그 기질인 RIPK1과 RIPK3복합체를 통한 염증조절복합체가 활성화돼 염증 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 효소가 그 기질인 RIPK1-RIPK3 활성을 제어하고 결국에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하여 염증발생을 조절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염증조절복합체는 세포내에서 스트레스, 감염 혹은 세포손상과 관련된 분자패턴을 인지하여 반응하는 단백복합체로 면역과 염증반응에 있어 핵심적인 중재자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서 이들의 조절이 실패할 경우, 당뇨, 암, 알러지, 염증성 장질환 등과 같은 다양한 급성,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과 심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실험을 통해 카스파제-8이 기존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염증발생 억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카스파제-8이 세포괴사를 억제하여 세포괴사로 인해 유발되는 염증을 제어하는 간접적인 방법만이 아닌, 염증발생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억제를 통한 직접적인 방법으로 염증발생억제에 공헌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따라서 이번 연구는 염증조절복합체의 활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한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후속연구를 통한 좀 더 명확한 관련신호전달의 기전규명 그리고 이 경로와 관련한 질환선별이 이루어질 경우 인간의 만성, 급성 염증성 면역질환의 진단 혹은 그 질환들의 제어를 위한 새로운 분자 표적 물질 발굴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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