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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입시 출제방식 시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문교부는 내년도 중학입시방안을 또 다시 대폭 뜯어고칠 계획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일 문교부에서 열린 입시제도심의회는 지난 5월24일 문교당국자가 미리 발표한 내년도 중학입시의 공동관리제도에로의 환원문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문교당국자는 그 심의 결과에 구애됨이 없이 여전 그들의 초지를 관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문교당국자가 금년도 중학입시때부터, 종래 다년간 실시해오던 공동관리방식을 폐기하고 학교장 책임하의 단독출제방식을 채택키로 결정했던 이면에는 누구나가 수긍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재작년 이래의 소위 「무우즙파동」등 일연의 돌발적인 소란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그 당시 당국자가 그보다는 더 본질적인 괴의에 사로잡혔던 것이 아닌가 보고 있는 것이다.
즉 그 첫째는 입시의 관리를 당이 직접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관리제도가 민주주의적인 교육제도하에서 과연 이론상 원당한 것이 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요, 또 둘째는 다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은 결론으로서 그와 같은 공동관리제도가갖는 몇 가지 장점이 과연 그에 따르는 갖가지 폐단을 상실하고도 남음이 있을 만큼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있겠느냐하는 의문인 것이다.
그런데도 문교당국자는 올해에 처음으로 실시했던 단독출제방식올 또다시 바꾸어 과거의 공동관리방식으로 환원시키려고 기도하고 있음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교당국자는 그 이유로서 중학입시출제를 학교장재단에 맡겨두면 내년도 입시방침에 관한 당국의 지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이보다도 더 독선적인 사고방식은 또다시 없다할 것이다. 이 논법대로 한다면 문교당국자는 그들 자신이나 교육감등이 하는 일은 믿을 수 있지만 중학교장이나 교사들이 하는 일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인데, 교육적 견지에서 볼 때 이것은 단순한 입시관리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나라 문교당국자의 지도이념을 의심케 하는 중대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우리는 올해부터 실시했던 단독출제방식에 별다른 결함이 있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만약 어떤 폐단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러한 제도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무슨 까닭인지 각 학교가 지나친 비밀주의를 고집 합으로써 이로 인하여 야간의 잡음이 없지도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당국이 매년 입시기일의 불과 몇 달을 앞두고, 다반사처럼 그 입시방침을 이럭저럭 뜯어고치는 것을 예사로 함으로써 아동교육면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심대하다는 것을 우리는 지적치않을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내년도중학입시에관한 당국의 방침중 ①출제범위를 국민학교6학년의 9개과목 전과정으로 확대하고 ②「국어」과에 약간의 한자를 출제케 한다는 것 그리고 ③각과문제의 문항수를 과목마다 50개씩으로 대폭 늘리게 한다는 방침 등은 이번에 충분히 검토해 불만한 가치가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바이나, 그 이상으로 별다른 깊은 연구도 없이 매양 제도자체를 80도 전환하는 타성은 차제에 단연 배격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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