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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에 개고기 금지 강요는 부당"

중앙일보

입력

2002년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국제 스포츠계가 한국의 개고기 음식문화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부당하다고 독일의 최고 유력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15일 지적했다. 서구 언론에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옹호하는 기사가 실리기는 처음이다.

이 신문은 '한국은 월드컵 기간 중 미식(美食)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이 정몽준(鄭夢準)FIFA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월드컵 기간 중 개고기 섭취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냄으로써 개고기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며 한국의 개고기 음식문화에 대한 시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이 적어도 월드컵 대회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안 야만적인 개고기 음식 문화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월드컵 행사를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람들의 편지를 수천통이나 받았다고 덧붙였지만 한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서구의 '문화제국주의'라고 격분하는 시각도 한국내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인들은 개고기 문화에 대한 외국의 비판을 잘 알고 있어서 개고기가 참 맛있다고 하면서도 외국인들에게 같이 먹자고 권유하지는 않는다"며 "동물애호가들이 한국의 개 사육장의 끔찍한 상황을 비판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블라터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한국 내 수천개 식당의 메뉴판을 바꾸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특히 "살아있는 생선의 회를 뜨는 일본인들의 관습에 대해서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며, 1998년 월드컵 당시 프랑스인들도 말고기.달팽이.개구리 뒷다리를 먹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는가"를 물었다.

*** 고건시장 "단속 안할것"

한편 고건(高建)서울시장은 이 문제에 대한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법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화적인 현상"이라며 "내년 월드컵에 대비해 개고기 식용 문제에 관한 별도의 행정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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