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랑 나랑 둘 다 모험 중 다양한 모습 소통 구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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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길게 풀어헤친 백발, 걷어붙인 소매에 노 타이. 대기업 임원의 모습으로는 낯설다. 첫 인사도 “이 회사에서 저 같은 사람 처음 보셨죠?”다. 지난 14일 만난 위의석(49·사진) SK텔레콤(SKT) 상품기획본부장은 “회사랑 나랑 둘 다 모험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 모험의 결과물은 지난달 내놓은 글로벌 표준의 모바일 메신저 ‘조인.티’다.

 위 본부장은 지난해 6월부터 SKT의 신생 조직인 상품기획본부를 지휘하고 있다. 직전에는 NHN에서 검색광고 플랫폼을 개발했고 검색본부장, 비즈니스플랫폼본부장 등을 맡았다.

 ‘큰 조직 체질’이 아닌 그가 SKT에 합류한 것은 통신 기반 소프트웨어(SW)를 강화하겠다는 회사의 의지에 설득돼서였다. 조인.티는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구 ‘RCS(Rich Communication Suite)’의 SKT 서비스명이다. RCS는 전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함께 개발했다. 통화와 문자, 파일 공유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위 본부장은 “고객에게 권할 장점이 부족하다”고 주장해 출시를 6개월 미뤘다. 그러고는 피처폰과 문자 형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추가하고, 초기 가입자는 평생 무료로 쓸 수 있게 해 3주 전 출시했다.

 조인.티는 출시 이후 70만여 건의 내려받기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카카오톡의 경쟁상대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위 본부장은 “조인.티의 목표는 인간 소통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발표 자료를 함께 보면서, 몸짓과 표정을 보여주면서 대화하는 것이 조인.티를 통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LTE 망 기반의 고품질 음성통화인 HD보이스와도 연동하고, 중소 개발사가 조인.티를 바탕으로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개발할 수 있도록 API(프로그램 형식)를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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