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우리 학교에서 곤충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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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슴벌레 눈이 보이지? 한번 만져봐." "장난감 같아." "와, 다리를 움직여."

지난 24일 서울 돈암초등학교. 2학년 3반 학생 10명이 사슴벌레를 들여다 보며 전유선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안 물어요?" "뭘 먹어요?"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궁금증이 끊이지 않는다. "원하면 사슴벌레를 한쌍씩 나눠주겠다"는 교사의 말에 아이들은 "저요, 저요"라고 소리지르며 펄쩍펄쩍 뛴다. "징그럽다"며 도망가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전 교사는 "처음에는 곤충을 무서워하지만 직접 관찰하고 나면 계속 보고 싶어 한다"며 "그게 바로 공부"라고 말한다.

동.식물을 직접 접해보는 것은 아이들에겐 좋은 자연체험이다. 산과 들로 나갈 기회가 없으면 교실이나 집에서도 해볼 수 있다.

이곳 발명교실의 한쪽은 각종 곤충 사육장과 식물들로 가득하다. 물벼룩.히드라.넓적사슴벌레.개구리알.칸나.수선화…. 교과서에 나오는 생물은 거의 다 키운다. 학생들이 집에서 기를 수 있도록 분양도 한다. 전 교사는 "동.식물을 키우고 탐구보고서를 쓰게 하면 관찰력.탐구력도 기르고 보고서 작성 요령까지 익힐 수 있는 종합학습이 된다"고 설명한다. 도시 아이들은 곤충을 마냥 신기해했다. 박현민양은 "그림으로만 봤던 벌레를 실제로 보니까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최기호군은 "사슴벌레가 제일 신기하다"며 "꼭 키우겠다"고 했다.

동.식물을 기를 시설이나 인력이 없는 학교를 위해선 서울과학전시관과 교육연구원 등이 물벼룩.짚신벌레 등 수업자료를 제공해준다.

글=한애란,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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