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전쟁 피해국 행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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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의 자매지 요망동방주간(遼望東方週刊)이 29일 '일본 새 교과서의 6대 망언'을 게재했다. 일본 우익단체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후쇼사(扶桑社) 출판사를 통해 만드는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 교과서는 일제 침략 역사를 왜곡.미화하고 있다.다음달 5일 일본 문부성의 교과서 검정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를 겨냥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음은 주요 기사 내용

◆왕실 관련 억지 주장=교과서에는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것은 황실 중심 통치 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는 대목이 있다. 전설 속의 '천조대신(天照大神)'을 왕실과 연결시켰고 전설 속의 일부 이야기를 역사화했다. '외래 문명 도입 전에 황실의 정통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일본이 다른 문명에 비해 우수하다'는 주장은 억지다.

◆난징 대학살 왜곡=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의 난징(南京) 대학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나라가 전쟁 중 비무장 양민을 살해하거나 학대하지 않는 예는 없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중국인 30여만 명을 학살한 데 대해 '실제 상황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라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전쟁 도발 미화='한반도가 청의 지배 아래 있어 일본이 위험했기 때문에 일본이 조선을 합병했다'는 주장은 억지다. '만주국에서 일본.조선.만주.몽골.한족이 조화를 이뤘고 일본의 중공업이 들어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왜곡했다.

◆일본은 전쟁 피해국=교과서는 일본이 2차 대전 당시 받은 피해 상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전쟁의 최대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미국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가 있었는데, 교과서는 자기 피해만을 나열했다.

◆패전 후 상황 왜곡=교과서는'연합군 총사령부가 일본 정부에 1주일의 시간을 주면서 자기들의 초안에 따라 일본헌법을 고치라고 강요했다'고 적고 있다. 마치 연합군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일본을 가혹하게 다룬 것처럼 오도했다. 자국의 침략전쟁을 자위(自衛)전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다.

◆대만은 중국 통치권 밖 국가=청나라가 1871년 대만을 화외지민(化外之民)이라고 한 것을 '중국이 대만에 대해 주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왜곡했다. 화외(化外)는 '문명이 뒤떨어졌다'는 뜻이다. 의도적으로 '중국 외 국가'라는 뜻의 '華外(화외)'로 억지해석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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