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FOCUS] 서울 온 러시아 연방 지역 개발부 치불스키 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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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오코로코바 기자
러시아 포커스 특약

지난 12월 4일 서울의 조선호텔에서 러시아 지방정부 투자 프로젝트 설명회 및 비즈니스 상담회가 개최됐다. 러시아 측 대표로 참석한 러시아 지역 개발부 국제관계 및 접경지역 협력국 알렉산드르 치불스키 국장을 만났다. 그는 “신용평가사 피치의 평가가 보여주듯 러시아도 이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회의의 의미는

“정부 간 협의체인 극동 시베리아 분과위원회 제8차 회의의 후속조치였다. 회의에서는 투자자들에게 8개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그러나 프로젝트 선정에 특별한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투자가 필요한 지역을 검토하고, 해당 지역 대표단도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에 투자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한국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소개된 내용들은 울란우데 회의에서 소개된 지역들과는 다르다. 일부는 테크노파크, 나머지는 경제특구 프로젝트였다. 이제까지는 리페츠크, 칼루가, 타타르스탄 등이 외국인 투자에서 선두를 달렸고, 이들 지역에는 테크노파크도 조성돼 있지만 이제는 모든 지역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준비가 돼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경제 발전의 동력이며, 한국은 이제 러시아 경제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러시아 연방 지역 개발부 치불스키 국장이 4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외교통상부]

-한국을 비롯해 많은 외국인이 러시아에 투자하기를 망설이지 않는가.

“러시아의 법과 세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인들이 러시아 지역들이 어떤 투자 이점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나날이 변화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제도와 더불어 많은 것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세제, 관세, 인프라 등 여러 분야에서 혜택을 제공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도 이제는 러시아, 특히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지리적·경제적 잠재력과 같은 이점을 이해하고 있다.”

-한국인 투자자의 우려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뿐 아니라 모든 외국인 투자자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많은 이익을 내고 싶어 하고 사업의 신속한 진행, 세제 및 제도적 혜택, 지방 및 중앙 정부의 지원을 원한다. 한국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에 투자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알리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 러시아는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을 브랜드화해 러시아가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이 되었는지 투자자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가령 제8차 한·러 극동 시베리아 분과위원회가 부랴트 공화국의 울란우데에서 개최된 것도 특별한 의도를 담고 있다. 한국 대표단으로 하여금 대외적으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방문하도록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바이칼 호수와 경제특구를 보여주자 그들도 마음을 열고 더 많이 우리를 신뢰하게 됐다.”

-한국 투자자들은 극동 시베리아에 관심이 높다.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러시아 정부가 극동개발부를 신설한 것도 특별히 이러한 점 등을 의식한 결과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한국 기업들의 극동 시베리아 지역 투자를 독려하고 있는 만큼 양국의 이해가 일치한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들이 극동과 시베리아만을 주목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 83개 지역 모두가 투자자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

-그런데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신설 극동개발부의 업무에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알려졌다. 극동개발부에 문제가 있는가.

“대통령의 비판은 극동개발부의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많은 방안 가운데 부를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 올해 초 실현됐다. 극동개발부는 이제 막 형성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이 지역의 사회·경제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신설 부서와 극동 개발계획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투자는 남녀관계와도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고, 그 다음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극동개발부는 지역과 투자자가 서로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투자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은 당사자들의 노력이다.”

-다른 지역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두는 것이 좋은가.

“러시아 83개 지방 모두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러시아는 크게 극동, 시베리아, 유럽으로 나눌 수 있다. 세 지역 모두 투자 입지로서의 조건은 비슷하다. 모든 것은 투자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와인 생산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극동보다 남부 러시아가 적합하다. 지역마다 특성과 가능한 투자사업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지역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어디든 기회는 동일하다.”

-러시아는 특구를 만들고 있다. 중국 특구와의 차이는.

“중국의 경우 경제특구 설치 후 첫 투자자 유치에 9년이 걸린 반면, 러시아는 2년 만에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공사례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러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양국의 경제 및 외교 관계는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한국의 새 정부는 과거 정권들이 그러했듯, 러시아의 훌륭한 동맹국이자 파트너가 될 것이다.”

리디아 오코로코바 기자
러시아 포커스 특약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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