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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돌풍, 아카데미상까지 이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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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왼쪽)과 앤 해서웨이. 13일(현지시간) 골든 글로브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다음 달 24일 열릴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사진 UPI코리아]

다음 달 24일 열릴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뮤지컬영화 ‘레미제라블’의 우렁찬 노래가 울려 퍼질까. 일단 가능성은 높아졌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제7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골든 글로브는 흔히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레미제라블’은 작품상과 휴 잭맨의 남우주연상(이상 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 앤 해서웨이의 여우조연상 등 골든 글로브 수상 부문을 포함해 아카데미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레미제라블’과 함께 이날 골든 글로브의 또 다른 승자는 ‘아르고’다. ‘아르고’는 작품상(극영화 부문)·감독상의 2관왕이 됐다. 1979년 이란의 시위가 격화되자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할리우드 영화 스태프로 위장시켜 구출한 실화를 배우 벤 애플렉이 감독까지 맡아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아카데미상에도 작품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지만 정작 벤 애플렉이 감독상 후보에 빠져 할리우드를 깜짝 놀라게 한 터다.

벤 애플렉(左), 조디 포스터(右)

 벤 애플렉은 이날 수상 직후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행복하다. 아카데미를 매우 존경한다”고 점잖게 말했지만 공동제작자인 조지 클루니 등은 아카데미 후보지명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아카데미에서 올해 최다인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은 골든 글로브에서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남우주연상(극영화부문)을 받는 데 그쳤다. 정쟁을 봉합하고 노예제도 폐지에 온 힘을 쏟은 링컨 대통령을 그려 대단한 호평을 받은 영화다.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라이프 오브 파이’역시 골든 글로브에서 음악상 트로피 하나에 만족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의 연관성이 예년보다 적어 아카데미의 승자를 예측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평소와 달리 아카데미상 후보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앞서 발표된 데다, 유력 주자들이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에 못 든 이변이 많았기 때문이다.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은 빈 라덴 암살작전을 다룬 ‘제로 다크 서티’에서 여성 CIA요원을 열연한 제시카 채스테인(극영화 부문)과 로맨틱 코미디’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렌스(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가 받았다.

 여우조연상처럼 극영화, 뮤지컬·코미디영화 구별 없이 시상하는 남우조연상은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서부극 ‘장고 : 분노의 추적자’의 크리스토프 왈츠가 받았다.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각본상도 받았다. 외국영화상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른 프랑스영화 ‘아무르’가 받았다.

 이날 시상식의 또 다른 화제는 할리우드 스타이자 감독인 조디 포스터의 커밍아웃이다. 올해 만 50세인 그는 공로상격인 세실 B 데밀상 수상 소감에서 “공개적으로 한 적이 없는 얘기를 해야겠다.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당당히 자랑스럽게 말해야겠다”고 길게 운을 뗀 뒤 “나는 독신(I am single)”이라는 농담을 통해 커밍아웃, 즉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그는 “오늘밤 대단한 커밍아웃 연설을 할 계획은 없다. 왜냐하면 나는 석기시대부터, 1000년 전부터 이미 커밍아웃을 했고, 소녀 시절부터 믿을 수 있는 친구와 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점차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를 자랑스레 공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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