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목적 따라 측정법 달라 수치 널뛰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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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호 06면

어디까지 지하경제로 볼 것이냐부터 문제다. 연구 목적에 따라 일정한 가정 아래 다양한 방법으로 추정할 뿐이다. 연구마다 지하경제 수치가 크게 다른 이유다. 문자 그대로 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라 부르기도 하고 숨은 경제(hidden economy), 검은 경제(black economy), 미기장 경제(unrecorded economy)라고도 부른다.
지하경제 규모를 추정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추계법·간접추계법·모형접근법으로 나뉜다. 직접추계법은 조사 대상자를 직접 설문하거나 납세자 일부를 추출해 신고소득과 세무조사 등에 의해 확인된 소득을 비교해 규모를 추정한다.

지하경제 규모 어떻게 파악하나

간접추계법은 지하경제와 관련 있는 지표를 사용한다. 지출과 소득의 격차 같은 것이다. 소득 수준이 비슷할 경우 소비 수준이 비슷할 것이란 가정 아래 탈세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납세자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납세자를 비교한다. 흔히 고소득 자영업자와 임금 근로자를 비교한다.

지하경제가 주로 현금거래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세금ㆍ규제 강도가 낮았을 때의 통화량과 비교 대상 시점의 통화량을 비교하기도 한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에 나타난 소득-비용 구조와 국세청 소득신고자료의 소득-비용 구조를 이용해 업종별 과표 양성화율을 추정하기도 한다. 이 추정을 통해 특히 어떤 업종의 과표 양성화율이 낮은지 파악할 수 있다.
전력 소비가 전체 경제활동을 잘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활용해 경제활동과 전력소비를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모형접근법은 지하경제를 유발하는 각종 변수와 지하경제를 반영하는 여러 지표를 종합해 일정한 방정식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지하경제를 측정하는 것이다. 슈나이더 교수의 방법은 모형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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