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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伊축구 무명 키에보 돌풍 거세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 리그(세리에 A)에서 무명팀 키에보 베로나의 돌풍이 거세다. 처음 한순간 스쳐가는 바람쯤으로 여겼던 전문가와 축구팬들은 키에보가 연일 승전보를 전하자 올해 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돌풍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2부리그에서 올라온 키에보가 지난 8월 27일(한국시간) 첫 경기에서 피오렌티나를 2-0으로 꺾었을 때만 해도 반응은 거의 없었다. 2차전인 볼로냐와의 홈경기에서 또 2-0 승리를 거뒀지만 다비즈 트레제게.파벨 네드베드.릴리앙 튀랑 등이 버틴 유벤투스와의 3차전에서는 2-3으로 패배, 예정대로 돼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키에보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5경기에서 4승1무.1일 현재 6승1무1패(승점 19점)의 성적으로 2주째 18개팀 중 1위를 지키고 있다.

AS 로마·AC 밀란· 인터 밀란 등 명문 클럽들이 모두 키에보의 위세에 눌려 승점 15점으로 공동 2위군으로 처졌다.

키에보의 선전이 놀라운 이유는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2부리그인 세리에 B를 전전하던 '2류팀'이었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변변한 선수 하나 없는데다 키에보가 연고를 두고 있는 베로나는 도시 전체 인구가 2천7백명밖에 안돼 도시라기보다는 마을이다.

구단주 루카 캄파델리가 운영하는 빵공장의 한해 매출도 7백억리라(약 3백5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해 수조원씩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들이 운영하는 AC 밀란.인터 밀란 등에 비하면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다.당연히 구단의 지원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깜짝 성적을 내자 요즘 키에보는 톡톡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우선 루이지 델 네리 감독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델 네리 감독은 "물론 성적에 대한 긴장 탓도 있다. 그러나 커다란 행복감에 잠자리에서 눈을 감을 수 없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델 네리에게 한 수 배우려는 축구 지도자들의 발걸음도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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