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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동시불황] 우리정부 대책

중앙일보

입력

"미국 경제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지만,그렇다고 미국만 쳐다보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한 뒤 "앞으로 3~5년이 고비인데 잘못하다가는 큰일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어려움이 내년 하반기께 끝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3분기에는 0.9%, 4분기에는 1.6%,내년 상반기에는 2.4%, 하반기에는 4.2%로 점차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이 세계 수출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미국 경제가 계속 침체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경제회복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경제연구소들이 수정한 경제 전망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때까지 어떻게 해서든 내수를 살려 버텨볼 요량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나쁜데 일반인들이 소비를 늘리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결국 정부가 나서 돈을 풀어야 한다. 정부는 1,2차 추경예산을 편성해 총 6조9천억원을 더 풀기로 했다. 이중 2차 추경(1조8천억원)은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돈이 제대로 풀리면 경제성장률은 연간 1%포인트 안팎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돈이 풀려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쓰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3차 추경 편성의 필요성에 대해선 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경기대책 중 하나로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법도 야당이 제시했지만 정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주장대로 법인세를 10% 깎아주면 기업의 세 부담은 1조5천억원 정도 줄어들겠지만 올해 세법을 고치면 2003년 세금(2002년분 법인세)을 낼 때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인하도 단기 처방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 들어 네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1.25%포인트 내렸다. 물가가 우려한 만큼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도 있다.

송상훈 기자 mod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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