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자사주매입 타고 통신주 `훨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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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호전, SK텔레콤 대규모 자사주매입 등의 재료를 타고 통신주가 다시 주도주로 떠올랐다.

9.11 미국테러 이후 '최고의 경기방어주'로 꼽히며 시장을 이끌다 잠시 반도체.은행주에 주연자리를 내줬던 통신주가 3.4분기 실적발표와 SK텔레콤의 대규모 자사주펀드 설정을 계기로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9일 거래소시장에서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오후 1시40분 현재 3.17%와 1.49% 올라 종합주가지수 방어에 버팀목이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신주의 재부상 이유로 단연 SK텔레콤이 발표한 1조3천억원규모의 대규모 자사주펀드계약을 꼽았다.

올들어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한국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13% 가량의 SK텔레콤지분처리 문제를 놓고 집요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한국통신으로서는 경영참여 등 실익이 없는 수조원대의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현금유입을 늘리고 IMT-2000 등에 투자재원으로 활용해야 할 처지인 반면, SK텔레콤은 이 지분이 일시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주가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매각대상지분을 외국인 지분으로 분류되도록시그넘Ⅸ에 넘기는 '초강수'를 써서 한국통신의 지분매각을 사전에 차단해왔다.

이같은 상황이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을 앞둔 SK텔레콤의 대규모 자사주펀드 설정으로 해결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신영증권의 박세용 연구원은 "한국통신이 지분처리 문제를 SK텔레콤의 자사주펀드를 통해 풀어가게 됨으로써 양대 통신업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통신업체의 호전된 3.4분기 실적도 해외 통신주 강세와 맞물려 분위기를 달구고있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KTF와 LG텔레콤의 3분기 실적은 `사상최고'라는 수식어로장식됐고 오는 2일과 다음주 예정된 한국통신, SK텔레콤의 실적 역시 좋게 나올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민경세 연구위원은 "KTF, LG텔레콤의 실적호조 발표에 SK텔레콤의자사주매입 재료가 가세하면서 통신주강세가 전개되고 있다"며 "시차를 두고 발표될여타 업체의 실적호조가 이어진다면 통신주 랠리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주 강세뒤에 도사린 함정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메릴린치는 이날 SK텔레콤 자사주펀드 설정에 대한 분석에서 "NTT도코모와의 제휴실패시 자사주펀드는 계열사지분 매입용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SK텔레콤의 투자의견은 중립 내지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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