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존슨 '완봉 쇼' D-백스 2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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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이 한바퀴 돈 3회초까지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9명의 뉴욕 양키스 타자를 상대로 7개의 삼진을 잡으며 단 한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내야를 넘어가는 타구도 없었다. 노련하고 힘있는 양키스 타자들이었지만 4회초에야 비로소 외야플라이 하나를 쳐냈다. 2루를 밟은 것은 8회초에 한번 가능했다.

존슨은 강했다. 마치 벼락에도 꿈쩍하지 않는 성(城)처럼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전날 커트 실링의 1실점 승리보다 더 빛나는 훈장을 받아들었다. 9이닝 동안 11탈삼진·3피안타·무실점이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월드시리즈 완봉승이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피닉스 뱅크원 볼파크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존슨의 호투에 힘입어 양키스를 4-0으로 따돌리고 홈에서 2연승,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다이아몬드백스는 2회말 대니 바티스타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7회말 루이스 곤살레스의 몸맞는공과 바티스타의 내야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매트 윌리엄스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터뜨려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날 3안타·1득점으로 부진했던 양키스 타선은 존슨의 괴력에 타선이 또 한번 3안타로 침묵, 영패를 면치 못했다.

존슨은 1백60㎞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1백40㎞를 넘는 슬라이더로 11개의 삼진을 잡아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탈삼진 기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양키스 선발 앤디 페티트도 나름대로 호투했다. 페티트는 80개의 투구 가운데 64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칼날 같은 코너워크를 앞세워 다이아몬드백스 타자들을 상대했으나 7회 윌리엄스에게 결정적인 홈런 한방을 맞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월드시리즈 첫 등판 기대를 모았던 김병현은 존슨의 호투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선수는 양 팀이 하루를 쉰 뒤 31일 뉴욕에서 벌어지는 3차전 때 등판을 바라보게 됐다.

3차전 선발은 브라이언 앤더슨(다이아몬드백스)과 로저 클레멘스(양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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