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 연 서울대앞 '광장서적' 안내문 깜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7일 오후 서울 신림동의 대표 서점인 ‘광장서적’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정봉 기자]

1980년대 서울대 앞 대표적 사회과학서점이었던 광장서적이 최근 부도로 문을 닫았다. 7일 찾아간 광장서적의 유리문에는 ‘일시 영업 중단으로 인해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영업을 재개하겠습니다’라고 쓴 종이만 붙어 있었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광장서적은 1억60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서적은 이해찬 전 민주통합당 대표가 78년 문을 연 이후 80년대 학생운동권의 거점이 돼 왔다. 당시 학생들은 광장서적 등 사회과학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은 물론 각종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사회과학서적을 팔아 운동권 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88년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동생인 해만(56)씨가 넘겨받아 운영해 왔다. 90년대 들어 사회과학서적 열기가 시들해지자 광장서적은 신림동 고시촌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각종 고시 수험서적을 팔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로스쿨의 등장으로 고시생 수가 줄고 인터넷 서점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몇 년 새 계속 적자가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2000년대 들어 서울대 ‘아침이슬’, 고려대 ‘장백서원’, 연세대 ‘오늘의 책’ 등 80년대를 풍미하던 사회과학서점은 이미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다. 광장서적의 인기 비결은 책값의 10~15%를 쿠폰으로 돌려주는 영업 방식이었다. 서울대생 김모(26·여)씨는 “부도가 난 것이 안타깝지만 4만원이나 되는 쿠폰을 쓸 수 없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