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냐 울트라HD냐 … TV 3차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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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인치 초대형 터치스크린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CES 2013’에 등장할 최첨단 전자제품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6일 라스베이거스 만달라이베이호텔에서 열린 오프닝 이벤트에서 3M터치시스템의 디에고 로메우가 8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 도로인 스트립 거리엔 안개가 자욱이 끼면서 특유의 스카이라인은 모습을 감췄다. 마치 전망이 엇갈리는 올해 미국 가전시장을 암시하는 듯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8일부터 나흘간 이곳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가전쇼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열린다. 세계 48개국 3000여 업체가 참여하고 전시회장 규모만 17만㎡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올 한 해 패권을 잡으려는 각국의 ‘국가대표급’ 전자회사들이 저마다 비장의 무기를 세계 전역에서 공수해 놓고 일전을 벼르고 있다. 올해는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명가의 재건’을 노리는 일본의 소니·샤프·파나소닉, ‘신흥 명문’을 노리는 중국·대만 업체가 벌이는 ‘한·중·일 삼국지’ 양상이 뚜렷해 어느 해보다 이목이 쏠려 있다.

 이 가운데 ‘TV 전쟁’이 하이라이트다. 특히 올해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울트라고화질(UHD) TV 간의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평판 TV, 3D TV에 이어 세 번째다. LG전자는 지난 2일 세계 최초 예약판매에 돌입한 55인치 OLED TV 19대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웠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인 OLED로 화소를 구성해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화질이 보다 풍부해진다는 강점이 있다.

  대형 OLED TV 첫 양산 기록을 LG전자에 내준 삼성전자는 곧 출시할 OLED TV 대신 초대형 UH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놀라운 세계로의 여행(Journey of Wonder)’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장 입구에 소극장을 방불케 하는 초대형 UHD TV(85·95·110인치)로 구성된 빅스크린 TV존을 마련했다. 기존에 공개된 85인치보다 더 큰 TV다. UHD TV는 기존 풀HD급에 비해 화소가 4배 더 촘촘히 배치돼 훨씬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OLED TV 기술력이 떨어지는 일본·중국 업체들 또한 UHD TV를 택했다. 일본의 파나소닉과 샤프 역시 매머드급(100~110인치대)의 초대형 UHD TV를 전시할 예정이다.

 중국 TV 제조업체인 TCL은 UHD 디스플레이와 함께 UHD 3D TV도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전시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 업체는 OLED TV에 대한 기술이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대항마’ 격으로 UHD TV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형국” 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TV를 놓고 주요 업체 간의 ‘기싸움’ 또한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 분야는 삼성전자 대 비(非)삼성전자 구도로 판이 짜이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유럽 TV업체와 결성한 ‘스마트TV 얼라이언스’에 최근 파나소닉과 IBM 등을 영입하면서 세를 늘리고 있다. 기존의 도시바·퀄컴·유미와 함께 거대 스마트TV 연합체를 형성한 것이다. 최성호 LG전자 스마트비즈니스그룹장(전무)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TV 10대 중 3대가 스마트TV 얼라이언스 제품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라스베이거스=박태희, 서울=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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