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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셋 둔 아가씨 같은 女의사, 47㎏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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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다이어트에는 뭔가 비방이 있지 않을까? 실제 비만에서 건강한 몸으로 거듭난 의사도 꽤 있다. 의사들은 전문적인 의학지식으로 무장한 데다 새로운 의료 정보에 밝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효율적이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살빼기에 성공한 몸짱 의사 2인에게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키 1m80㎝에 몸무게 71㎏의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상준(35·차앤유클리닉) 원장. 박 원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식스팩 복근 때문에 ‘의사계의 권상우’로 통한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몸무게 90㎏, 체지방률 25%(현재 9%)의 거구였다. 수련의 시절 회진 도는 교수 뒤를 따라다닐 때면 혼자 땀에 흠뻑 젖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 늘 뒤처지기 일쑤였다. 그때부터 박 원장은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앳된 외모와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인 송미연(42·여·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 아이 셋의 엄마지만 키 1m61㎝에 47㎏의 몸매 때문에 ‘아가씨 같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현재 한방 비만 전문의로 일하고 있지만 학창시절에는 온갖 잘못된 다이어트의 ‘마루타(생체실험 대상)’로 살았다. 하루 종일 강냉이만 먹는 강냉이 다이어트를 하다가 살이 빠지긴커녕 몸이 상했던 적도 있다. 계속되는 학업과 병원 업무로 늘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고, 군살과 함께 목·어깨 통증과 두통·만성 피로를 달고 살았다. 그러다가 건강한 다이어트법을 연구해 실행했고, 그때부터 골골했던 몸도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살빼기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살찌기 쉬워져

다이어트 전문가 2인은 다이어트의 목표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체력을 보강하는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것. 송 교수는 “살빼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신체의 대사 기능을 잃게 돼 오히려 살이 쉽게 찌는 몸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급격한 다이어트로 인해 영양분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체지방으로 저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박상준 원장은 “체중감량식 다이어트는 근육은 줄고, 체지방이 늘어나는 체형을 만든다”고 말했다.

 살도 빼고 체력도 보강시키는 다이어트는 최소 6개월을 기본으로 계획한다. 송 교수는 “첫 2개월은 체력 보강, 이후 2개월은 본격적인 체중 감량을 이루는 다이어트, 나머지 2개월은 체중 감량 유지기간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력을 보강하는 첫 2개월은 유산소 운동보다 속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두 가지. 외관으로 보이는 울퉁불퉁한 겉근육과 뼈와 관절을 붙들고 있는 속근육이다. 송 교수는 “속근육이 약하면 살이 찌기 쉬운 체형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복부의 속근육이 약해지면 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상체가 뒤로 젖혀지는 자세가 된다. 등 부위 속근육이 약하면 등이나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골반이 돌아간다. 이 때문에 뼈와 관절을 잡아주는 속근육 운동은 자세와 체형을 교정해 살이 빠지는 체형으로 바꿔 체중 감량을 효과적으로 돕는다. 특히 속근육은 겉근육에 비해 모세혈관이 풍부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능력이 크다. 살이 쉽게 빠지는 체형이 된다는 것. 첫 2개월은 체중의 5~10%를 감량 목표로 세운다. 속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짐볼·아령·매트를 이용한 스트레칭과 요가· 필라테스 등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겉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속근육을 키우는 데는 별 효과가 없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속근육을 강화시켜 살이 빠지게 한다. 자세유지근이 발달돼 기초대사량이 늘어나서다.

다이어트 2개월, 유산소 운동과 식이·코어 운동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2개월간은 체형별로 식생활과 운동법을 달리한다. 체형에 따라 살찌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체형은 크게 네 가지. 상체 비만형인 거북이형, 복부 비만인 캥거루형, 전신 비만형인 거미형, 하체 비만형인 개미형이다. 목이 앞으로 나와 있고 어깨가 굽어 있는 체형인 거북이형은 불규칙한 폭식을 개선해야 한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으면서 식사량을 3분의 2로 줄인다. 아침을 먹기 시작하면 저녁 식사량이 줄고, 폭식도 사라진다. 전신 비만 거미형인 사람은 체중 감량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속근육을 키우는 운동과 함께 체지방 감량에 효과적인 실내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송 교수는 “처음에는 제대로 숨을 쉬기도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체중도 빠지고 속근육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체 비만형인 개미형은 부종을 막고 대사능력을 높이기 위해 저염식 식사를 하고, 밀가루 음식을 제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밀가루 음식은 장을 차게 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하체 비만이 심해질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하루 세끼를 챙겨 먹는다. 박상준 원장은 “규칙적인 식습관이 생겨야 비로소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뤄져 체지방이 빠지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식사량을 서서히 줄여나간다. 다이어트 첫 주에는 식사량을 평소의 80% 정도 먹는다. 이후 식사량을 50%까지 줄인다. 칼로리를 줄일 때 무조건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잘못된 방법이다. 박상준 원장은 “섬유질이 풍부한 잡곡류·콩류·견과류·해조류 등의 복합 탄수화물은 늘리고, 섬유질이 부족한 흰쌀·흰밀가루·과자·빵·설탕 등 정제·가공된 단순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복합 탄수화물은 체지방으로 쉽게 전환되지 않지만 단순 탄수화물은 쉽게 체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흰 빵보다는 통밀 빵을, 국수보다는 잡곡밥을 먹는 식으로 골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식할 때도 골라먹기 식사를 한다. 특히 단백질 비율이 높은 식단을 택한다. 박 원장은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해야 한다면 ‘김밥+라면’보다는 ‘김밥 2분의 1줄+저지방 우유+구운 달걀’과 같이 일반 식사량은 줄이고, 단백질 비율이 높은 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커피는 가능한 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설탕을 넣으면 칼로리와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진다. 당이 20g인 과즙 우유보다는 흰 우유(당9g)을 먹는다.

다이어트 일지 한 달 이상 쓰도록

다이어트를 하면서 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 끼니와 간식으로 먹은 음식과 함께 운동량을 기록한다. 음식을 먹을 때의 기분도 솔직하게 적는다. 예컨대 힘들게 야근한 뒤 허겁지겁 과자를 먹었다거나, 점심을 거하게 먹은 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커피를 마셨다면 어떤 기분에서 음식을 먹었는지를 기록한다. 다이어트 일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 작성한다. 송 교수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음식으로 보상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무의식 중에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음식 대신 다른 보상을 찾아야 한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날씬한 연예인의 사진을 보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식의 보상법을 구체화한다.

참고: 『체형 교정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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