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반도체 전직원 매달 하루씩 집단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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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NEC가 정보기술(IT)경기의 위축에 따라 반도체 생산을 줄이기로 하고, 본사 반도체 부문 전 종업원 9천여명을 24일 하루 동안 모두 휴가를 보내고 공장을 휴업한다.

NEC 관계자는 23일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사내 기업인 일렉트론 디바이스의 설계.개발.영업 등 전부서 직원들에게 휴가를 통보했다"며 "11월과 12월에도 각각 하루씩 집단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단휴가에 의한 일시 조업중단은 미국 테러사건 이후 국제 반도체시장의 수요가 당분간 더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NEC가 사원들에 대해 대규모 집단휴가제를 실시한 것은 1차 오일쇼크로 경영이 악화됐던 1974년 이후 27년만이다.

NEC는 9월 하순~10월 초에도 계열사인 NEC 세미컨덕터즈 규슈(九州)의 생산직 근로자 1천7백명에 대해 4~6일간의 휴가를 실시한 바 있다. NEC는 휴가일의 급여는 평소보다 20%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NEC는 올해 반도체사업의 채산성 악화로 내년 3월말 결산때 1천5백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NEC는 상반기 경영계획을 짜면서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4천명을 감원키로 발표했었다.

이날 도쿄(東京)증권거래소에서 NEC의 주가는 인원감축.반도체 감산 등으로 경영개선효과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3.42%(41엔)이나 상승한 1천2백41엔을 기록했다.

이 밖에 후지쓰(富士通)도 10~11월 중 아이즈와카마쓰(會津若松)반도체공장을 대상으로 일시 조업중단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전자정보기술 산업협회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전년보다 32.1% 감소한 1천3백88억달러로 줄지만, 내년도엔 다시 2.6% 커지고, 2003년과 2004년의 증가율도 각각 18.5%, 15.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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