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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단결 강조 … 유럽은 고통분담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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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왼쪽부터 중국 후진타오, 러시아 푸틴, 일본 아베, 독일 메르켈.

2013년을 맞아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신년 메시지를 냈다. 유로존 위기 굴레에 매여 있는 유럽 정상들은 상대적으로 절박하다. 고통 분담에 대한 호소가 주를 이룬다. 반면 아시아 지도자들은 ‘단결’ ‘강력’이 화두다. 특히 리더십이 교체된 동북아 열강들에선 아시아 중심 시대의 자신감이 비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일 방송된 신년사를 통해 세계평화와 공동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각국이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의 정신으로 공동 발전을 추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3월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에게 국가주석 자리를 물려주는 후 주석은 “중국은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에서 발전을 추진한다) 원칙하에 전면적인 개혁·개방과 현대화 건설, 그리고 경제발전 모델 전환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홍콩과 마카오는 스스로 통치한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와 대만과의 평화발전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국가의) 발전과 운명이 열정과 노력, 단합과 책임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5월 3기 집권을 시작한 그가 신년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총 10번째. 대선승리 이후 계속돼 온 반정부 시위를 의식해서인지 화두는 단합과 강한 러시아였다. “러시아 국민이 협력해 난제를 풀어갈 때 강하고 성공적인 현대 번영 자유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신년사(연두소감)에서 “현재 일본의 긴박한 과제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통한 경제회생”이라고 규정했다. 12월 26일 총리에 취임한 그는 “아베 정권에게 주어진 사명은 먼저 ‘강한 경제’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하나가 돼 ‘강한 일본’을 되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정치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감과 실행력”이라며 “‘경제회생’과 ‘부흥’,‘위기관리’라는 세 가지 중요한 과제에 전력을 다해 몰두하고, 하나하나에 있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긴축과 경기둔화에 시달리는 유럽 정상들의 신년사는 지난해보다 더 절박해졌다. 취임 6개월 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2013년에는 실업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반대로 되돌리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이 경제위기에서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강하게 벗어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자리·경쟁력·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이것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오는 9월 3선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고통분담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경제 환경이 새해에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 오히려 더 나빠질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재정위기는 번영과 결속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합의한 개혁들은 이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의 다음 말이 모든 정상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국민 메시지일 것이다. “끊임없는 인내가 필요하다. 위기의 끝은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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