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서 구해줘, 지-구 특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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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구자철(左), 지동원(右)

‘지-구 특공대’가 다시 뭉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지동원(22)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24)과 한솥밥을 먹는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1일 “선덜랜드와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난해 말 지동원 임대에 합의했다. 지동원은 1일 독일로 출발했다. 아우크스부르크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양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달 넘게 걸린 줄다리기 끝에 성사된 임대다. 선덜랜드와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미 지난해 11월 지동원 임대 협상에 돌입했다. 지난 시즌 전남에서 선덜랜드로 이적해 19경기에서 2골을 넣은 지동원은 올 시즌 주전경쟁에서 밀려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자신을 전력 외로 분류한 선덜랜드 허락을 받고 11월 독일로 건너가 아우크스부르크 훈련에 합류했었다. 지동원은 연봉 0원도 불사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위르겐 롤만 전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은 지동원의 무상임대를 원했다. 지동원 영입에 350만 유로(약 38억원)를 투자한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원한 전남으로 방향을 틀었다. 선덜랜드는 이적료 24억원을 원했으나 전남은 19억원 이상 줄 수 없다고 버텼다. 지동원 역시 K-리그 유턴을 원하지 않았다.

 롤만 전 단장이 지난해 12월 25일 전격 경질되며 지동원의 아우크스부르크행은 다시 탄력을 받았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강등권인 17위(1승6무10패)에 머물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는 17경기에서 12골에 그쳐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돼 5골을 넣으며 1부리그 잔류를 이끈 구자철이 다시 지동원을 적극 추천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장고 끝에 비공개지만 선덜랜드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했다. 지동원 역시 다른 분데스리가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구자철이 있어 적응이 훨씬 수월한 아우크스부르크를 택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차두리(뒤셀도르프)와 한솥밥을 먹으며 빠르게 적응한 모범사례를 따랐다.

 지동원은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구자철과 9골-5도움을 합작하며 ‘지-구 특공대’라 불렸다. 지동원은 3주간의 겨울훈련을 소화한 뒤 이르면 21일 열릴 차두리의 소속팀 뒤셀도르프와의 분데스리가 18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박린·김민규 기자

◆ 지동원은 …

▶생년월일 : 1991년 5월 28일

▶신체조건 : 1m86㎝·75㎏

▶소속팀 : 광양제철고-전남(2010~2011)-선덜랜드(2011~2012)-아우크스부르크(2013~ )

▶주요 경력 :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동메달)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3위)
2012년 런던 올림픽(동메달)
축구 A대표팀(2010년~ A매치 18경기 8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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