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출장가는 대신 화상회의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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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회계사무소 언스트 & 영社의 화상회의 관리자 크레이그 브란도피노는 이 회사의 최고급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언제나 갖고 있는 성능의 절반 정도만이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11일의 테러는 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제 시스템이 완전 가동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용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브란도피노는 “이용률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테러는 비즈니스맨들의 출장여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18일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8%가 앞으로 출장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회사의 방침만 그런 것은 아니다. 비디오 코프 오브 아메리카(VCA)社의 화상회의 코디네이터 존 지네비치에 따르면 뉴저지州의 한 회사는 많은 직원들이 ‘절대로 비행기는 타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VCA와 계약하고 오래 전에 일정을 잡아둔 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그러나 영업회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고객과의 접촉을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원격 파일공유 등의 기술을 활용해 연락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업환경의 변화 속에서 화상회의 업계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도약태세를 갖춘 듯하다.

사실 화상회의는 벌써 여러해 전에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여러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널리 보급되는 데는 실패했다. 거기에는 무성영화에서처럼 툭툭 끊어지는 동작, 화면과 일치하지 않는 음성 등의 기술적 결함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심리적 요인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IBM 등을 상대로 가상 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워크숍을 실시하는 재클린 코스트너는 “화상회의가 보편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누고 식사를 하면서 형성하는 인간적인 관계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런 것들이 사치스런 생각일지도 모른다. 마케팅 컨설팅 및 교육기업인 프로스트 & 설리번社의 분석가 루팸 제인에 따르면 테러 발생 후 지난 몇주간 회상회의 서비스업체들의 시스템 이용률이 3백50%나 증가했다. 또 지네비치는 영업규모가 다섯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 같다. VCA의 데이비드 베를린 부사장은 “화상회의 비용은 3년 전의 25%로 떨어진 데 비해 여행 경비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 PC를 이용한 원격 화상회의

화상회의의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PC용 온라인 공동작업 툴을 사용해볼 만하다. 두가지를 소개한다.

  • Astound Conference Center: 이 툴을 사용한 인터넷 회의에서는 비디오 파일 등의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 참가자당 균일 요금을 부과한다(1인당 10달러부터). 마라톤 회의에 적합하다.

  • WebEx: 기본적으로 PC를 이용한 화상회의라는 점에서 유사한 시스템이다. 인터넷을 통해 음성을 교환하는 방식이다. 요금은 분당 35센트로 계산된다. 회의가 길어지면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다.

  • Emily Benedek 기자
    자료제공 : 뉴스위크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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