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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아파트 떨이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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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수도권에 나오는 조합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조합 시행사 등과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이나 지역 사정에 밝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결탁해 물량 털기에 나서고 있다.

떴다방 등은 업체 측에 조합 운영비와 계약금만 내고 30~40개의 조합원 자격을 사들인 뒤 웃돈을 붙여 되팔고 있다.

이 같은 편법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토지 매입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빨리 마련하기 위한 업체와 전매 차익을 노린 중개업자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는 손바뀜에 따른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회사원 김모(31)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수지에서 조합원 모집이 끝났다고 업체 측이 주장한 모 조합아파트 조합원 지위를 최근 5백만원 가량의 웃돈을 주고 매입했다.

그는 "조합원 모집이 끝났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떴다방 등이 물량을 확보한 뒤 전매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주택의 경우 무주택 가구주와 해당 지역 거주요건 등 까다로운 모집 자격 기준 때문에 업체들이 조기 분양에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라며 "이 때문에 지역 중개인들에게 대량 매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떴다방 등은 분양가에서 10~2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물량을 넘겨받아 전매차익을 키울 수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지난해 경기도 용인.하남.구리.파주 등지에서 나온 조합아파트도 이 같은 편법이 동원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도권 한 떴다방은 "시행사가 자금력이 부족할수록 지역 중개업자들에게 물량 털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 조합아파트의 경우 전체물량 가운데 최소 10~20%가량은 이런 방식으로 조합원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될 경우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주택공급 질서 교란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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