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밸런타인데이 두 번째 대첩 준비 중 … 나이 제한 두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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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솔로대첩을 주최한 유태형(24·광운대 3년·사진)씨. 유씨는 첫 번째 ‘대첩’이라 준비는 미흡했지만 비교적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두 번째 솔로대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 때문에 200만원의 빚을 졌다는 유씨는 “소문처럼 후원받은 금액이 크지 않았다”며 “진짜로 돈은 벌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씨와의 일문일답.

 -솔로대첩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이성에게 말 한 번 용기 있게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착안했다. 젊을 때 직장 다니고 학교 다니고 스펙 만드는 데만 여념이 없지 않나. 용기 하나만 가지고 외로운 사람들끼리 모여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남자대첩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남녀 비율이 7 대 3 혹은 6 대 4 정도 됐다. 남성 진영에 있는 사진만 나가서 그렇지 생각보다는 여성 참가자가 많았다. 언론에서 남자만 득실대는 ‘웃긴 컨셉트’로 잡아 가는 걸 보면서 아쉽다고 생각했다.”

 -본인도 행사에 직접 참가했나.

 “시작하고 자유롭게 다니면서 세 명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그런데 다 거절당했다.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입고 있었더니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더라.”

 -후원금 요청 등 상업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총 500만원을 지출했고 대학생 한 달 생활비 정도가 후원금으로 들어왔다. 정리가 끝나면 밝히겠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 부스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안 됐다. 처음에는 상업성을 배제하려고 했지만 스태프 규모가 커지고 하니까 재정적인 문제에 맞닥뜨렸다. 솔로대첩을 치르고 200만원의 빚이 생겨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다.”

 -피임용품을 나눠주거나 모텔을 홍보하는 업체들도 있더라.

 “나눠주는 것을 봤는데 사전에 통지받은 적은 없었다. 전혀 얘기된 것도 없이 얌체같이 물건만 팔고 갔다. 마케팅 활동을 할 때는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막을 권한이 우리에겐 없었다. 나한테 미안하게 생각해야 할 거다. 만약 문제가 생겼다면 우리에게 고소당했을 수도 있다. 그런 업체들 때문에 솔로대첩 이미지에 타격을 많이 받았다.”

 -중년 남성이 어린 여고생에게 접근하던데.

 “통제하기 바빠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 다음 행사부터는 나이 제한을 둬야겠다. 안전 문제도 사실 ‘자경단’ 말고는 준비한 게 없었다. 불안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만튀’(가슴 만지고 튀기), ‘엉만튀’(엉덩이 만지고 튀기) 얘기가 나왔을 때 확실하게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불특정 다수가 참가하는 페스티벌에서 그런 사람을 하나하나 다 통제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2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두 번째 솔로대첩과 함께 커플대첩도 준비 중이다. 솔로들이 놀았으니까 커플도 놀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셜 페스티벌이 계속 진행되면 좋겠다. 각박한 세상에서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일들을 많이 하고 싶다.”

곽재민·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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