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낙동강 오리알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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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올림픽의 영웅’ 지동원(21·선덜랜드)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지동원은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선덜랜드가 사우스샘프턴에 1-0으로 승리한 원정 경기에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영국의 대중지 선데이선은 24일 “지동원이 악몽이 된 선덜랜드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전남으로 이적을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지동원은 작년 8월 EPL의 선덜랜드에 200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38억원)를 받고 이적했다. 두 달 뒤 스티브 브루스 전 선덜랜드 감독이 방한하기도 했다. 한국 스폰서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선덜랜드는 한국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박지성(31·퀸스파크 레인저스), 기성용(23·스완지시티)과 다르게 지동원이 뛰는 선덜랜드는 한국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동원은 데뷔 시즌인 2011~2012 시즌에는 19경기에 나와 2골을 넣었다.

 올해는 입지가 더 좁아졌다. 선덜랜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스 쇼트(52) 선덜랜드 회장이 “지동원에게 돈 한 푼 쓰는 것도 아깝다. 내년 1월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 때 팀에서 내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지동원의 전 소속팀인 전남이 180만 달러(19억원)의 이적료를 선덜랜드에 제안했다.

반면 선덜랜드는 이적료 225만 달러(24억원)와 재이적 시 이적료의 40%를 달라는 입장이다. 협상은 현재 고착상태다.

 지동원도 K-리그 복귀보다는 구자철이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바란다. 그러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아우크스부르크는 무상으로 지동원 임대를 요청했다. 선덜랜드는 6개월에 100만 달러(11억원)의 임대료를 받고자 한다. 선덜랜드 측 관계자는 “지동원이 전남행을 거부하고 구단의 재정에 도움이 안 되는 아우크스부르크행을 주장하고 있다”며 불쾌해 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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