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등 대박 펀드 잇따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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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호 22면

올해 펀드시장에서는 해외채권형 바람이 거셌다. 펀드를 크게 국내주식형·국내채권형·국내혼합형·해외주식형·해외채권형·해외혼합형 여섯 가지로 분류하는데 그중 수익률이 가장 높고 돈도 많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현재 국내 판매 중인 104종 해외채권형 펀드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평균 13.7%였다. 해외채권형 펀드가 잘나가자 올 들어 2조9000억원이 몰렸다. 자금이 대거 빠지거나 소폭 유입에 그친 다른 펀드들과 대비된다.

해외채권형 펀드 전성시대

과거 주식형 펀드가 압도적 인기를 누릴 때 해외채권형 펀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저성장의 늪이 깊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이 증폭됐다. 이제 해외채권형 펀드는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동시에 주식보다 리스크가 낮은 중(中)위험·중(中)수익 투자상품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올해 펀드시장에서 해외채권 붐을 주도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채권형 펀드로 2009년 6월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설정액(투자원금)이 꾸준히 늘어 이달 들어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자금 유입 규모는 4300억원으로 해외채권형 펀드 중 가장 많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1.3%, 3년 수익률은 29.4%다.

이 펀드의 인기 비결은 뭘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우선 투자 대상이 폭넓다는 점을 강조한다. 투자 국가가 27개국에 달한다. 한국을 중심으로 구미 선진국과 아시아·남미의 신흥국에 골고루 투자한다. <표 참조>

한국과 미국 등지의 안전한 국채가 주종이다. 여기에 약간의 리스크가 있으면서 고금리 매력이 있는 신흥국 국채, 그리고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하이일드채권(투기등급 회사채)에 분산 투자해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α)의 수익률을 노린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검증된 운용능력이다. 펀드 수익률의 안정도를 평가하는 표준편차가 최근 3년간 2.6%로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해외채권형 펀드 중 가장 낮다. 표준편차는 펀드가 장기간 얼마나 변동성이 적고 안정된 수익률을 기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표준편차가 낮을수록 투자매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꾸준히 낸 펀드가 수익률이 들쭉날쭉한 펀드보다 낫다는 것이다. 연금저축·퇴직연금·월지급식펀드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출시한 것도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퇴직·은퇴를 앞두고 노후자금을 불리려는 베이비붐 세대가 목돈을 넣는 경우가 늘었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 이외에 올해 인기를 끈 해외채권형 펀드는 ‘피델리티이머징마켓펀드’ ‘얼라이언스번스틴글로벌고수익펀드’ ‘프랭클린템플턴글로벌펀드’ 등 대부분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만든 상품이다.

이들 자산운용사는 채권형 펀드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무기로 국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진하 채권운용부문 이사는 “저금리 환경에선 전 세계 다양한 섹터에 분산 투자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내는 해외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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