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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의 매력|임천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다방이 왜 자꾸 늘어만 가는지는 모르지만, 영업치고는 매력도 대단한 모양이다.
세 집 건너 다방이요, 고층건물만 세워지면 으레 다방이 하나 생기게 마련이다. 실내도 아담하게 차려놓고 「마담」도 근사한 소위 육체파가 경영을 시작하더라도 찾는 손님이 적으면 수지가 안맞을게 아닌가마는, 박봉에 점심 값은 없더라도 출근하자마자 한잔하러 다방으로 가는게 일쑤다. A도 오고 B도 와 있다.
『자네, 매일 여기로 출근하네 그려』하는 것이 아침인사로 되어있다 한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데 쭈그리고 앉아서 그 「코피」맛이 무어가 그리 좋다고 돈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일까. 차 한잔에 30원 하지만, 차 값과 「마담」 얼굴값이 반반이라는 말도 있다. 「마담」이나 「레지」가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아는 어리석은 남성 손님이 얼마나 많으랴? 자기한테만 남몰래 「윙크」를 하고 친절하게 하여주는 줄 알지만, 기실은 차를 많이 팔아 매상을 올리려 하는 영업의식의 일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방은 고등 실업자의 소일처, 미혼자의 「데이트」 장소, 사무실 없는 사업가 (?)의 임시 영업소, 요정 「마담」들과의 밀회처, 사무실에서 정정당당히 이야기 못할 부정의 밀담 장소로 사용되기가 일쑤이고 그렇지 않으면 차 한잔 시켜놓고 두세시간 「마담」얼굴이나 쳐다보고 혼자서 마음속으로 흐뭇해하는 얼빠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지도 모른다.
과연 다방은 물을 파는 곳인지, 얼굴을 파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그리 늘어만 갈까. 여기에 다방의 매력이 있는 까닭일까? 실업자가 많은 탓일까.
「코피」의 인이 박혀서 그럴까. 그러나 다방의 매력을 부인하려 하는게 아니지만, 다른 차원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 건설적인 사업으로 유도할 길은 없을 것인지! <성업공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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