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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장가]킬러들이 수다를 떤다?

중앙일보

입력

10월 네째주, 한가위에 받았던 음식상처럼 우리영화만으로도 풍성한 극장가다. 장르도 다양해서 인간미 넘치는 킬러들의 이야기를 코미디로 엮어낸 '킬러들의 수다'부터 스무살 세 처녀의 고달픈 삶을 그린 '고양이를 부탁해', 한국판 SF의 가능성을 보여준 '나비' 등 각양각색이다.

엇갈리는 평 속에서도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조폭마누라', 올 가을 최고의 한국영화로 손꼽히는 '봄날은 간다'역시 2주째 주말 흥행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영화들.

미국 영화 두 편도 새롭게 스크린에 오른다. '금발이 너무해'는 지난 겨울 할리우드를 평정한 여세를 몰아 벌써 속편이 만들어지고 있는 코미디. '오리지날 씬'은 반데라스·졸리 두 매력남녀가 등장하는 영화다.

킬러들의 수다


킬러는 냉혹해야 한다. 이를 무기로 멋을 발산하든지 아니면 잔혹함의 깊이를 더해 관객을 섬뜩하게 만들어야 정체성이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건 기존 영화에서 보았던 일반적인 의미로 킬러를 해석한 것일 뿐. 장진 감독은 그런 킬러 만들기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킬러들의 수다' 에서 삐딱한, 그리고 좀 모자라는 킬러들을 양산해 냈다. 정공법으로 삐뚤어진 세상에 비수를 꽂기보다 허구의 무작위 공간에서 질러대는 고함이 더 크고 시끄러울 것으로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은 이 영화를 코미디 영화, 그중에서도 블랙 코미디의 영역에 있는 영화라고 한다... MORE

고양이를 부탁해


세상은 아름다운 거야. 하지만 그들도 '그렇다'고 수긍할까? 비록 지금 이 순간의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래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바닥에 털썩 주저앉을 만큼 나약하진 않지. 스무살, 그녀들은.

여상을 졸업하고 세상에 내던져진 세 여자. 착한 태희(배두나) 는 봉사활동에서 만난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해 고민에 빠지고, 혜주(이요원) 는 증권회사에 입사해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을 꿈꾼다. 어려운 형편의 지영(옥지영) 도 텍스타일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MORE

나비


문승욱 감독의 '나비'는 반갑다. 대중의 취향을 추수하는 기획성 오락물이 기세를 떨치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무명 감독이 정성을 다해 뭔가 의미를 캐내려는 영화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6㎜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화를 35㎜ 필름으로 전환해 일반 극장에 내걸어 한국영화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예감케 한다. 올해 '눈물'(임상수) 과 '봉자'(박철수) 와 비슷한 형식이다. 게다가 '나비'는 개봉 전부터 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주연 김호정이 올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토론토.뱅쿠버.런던.도쿄영화제 등에도 잇따라 초청됐다... MORE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


드라마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이 기억나시는지…. 날고 기는 수재들도 호랑이 킹스필드 교수 앞에선 기를 펴지 못한다. 코미디 영화 '금발이 너무해'(로버트 루케틱 감독) 의 주요 무대도 하버드 법대다.

그런데 주인공은 금발의 철딱서니 없는 소녀 엘르(리즈 위더스푼) . 학부에서 의상을 전공한 쾌활한 아가씨다. 그가 하버드대에 들어간 이유는 단 하나. 청혼을 기대하고 나갔던 자리에서 그를 보기 좋게 차버린 하버드 법대생 워너(매튜 데이비스) 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다... MORE

오리지날 씬(Original Sin)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와 '마스크 오브 조로'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만났다면 기대를 걸 만하다. 막이 오르는 순간 화면을 가득 채우는 졸리의 육감스런 입술을 볼라치면 약간은 흥분이 된다. 많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전라(全裸) 신도 흥미를 돋운다.

더욱이 영화는 스릴러를 지향한다.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호기심을 유발하고 가슴을 바짝 조이는 형식에 의존한다. 하지만 '오리지날 씬'(마이클 크리스토퍼 감독) 은 바로 출발선에서 정지한 느낌이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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