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맨체스터, “조 선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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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은 그리스만 만나면 펄펄 나는 선수였다. 지난 7일 잉글랜드와 그리스의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베컴은 11일(한국시간)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선취 골을 뽑아내면서 팀을 조 선두로 끌어올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1-02챔피언스리그 G조예선 3차 전에서 베컴과 앤디 콜의 연속 골로 올림피아코스를 2-0으로 물리쳤다. 이로서 2승 1패 승점 6점을 확보한 맨체스터는 데포르티보(스페인)를 2위로 밀어내고 조 선두로 뛰어오르는 한편 16강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전반은 잉글랜드와 그리스와의 경기 양상과 비슷했다. 맨체스터의 패스는 좀처럼 연결되지 못했고 베컴의 센터링은 상대에 번번히 막혔다. 제공권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단조로운 공격 패턴만 되풀이 됐다.

후반 들어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간헐적으로 공격을 보이던 맨체스터는 상대 수비의 보이지 않는 실수에 힘입어 승기를 잡았다.

후반 21분 라이언 긱스가 문전 왼쪽에서 올려준 볼을 달려들던 베컴이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놓으며 지루했던 ‘0’의 균형을 깼다. 긱스가 아웃 되기 직전 볼을 논스톱으로 올린 수훈도 있었지만 상대 수비수가 아웃인줄 알고 적극적인 방어를 하지 않아 골로 연결된 것.

맨체스터는 베컴의 선취득점 이후 강호다운 저력을 보이면서 상대를 숨 쉴 틈 없이 거세게 몰아 부쳤고 올림피아코스는 체력과 정신력이 동시에 급속히 무너졌다. 정신없이 상대에게 ‘원투펀치’를 날리던 맨체스터는 후반 37분 베론과 교체된 앤디 콜이 반 니스텔루이의 패스를 받아 쐐기 골을 넣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올림피아코스는 전반 27분 이아나코플러스의 결정적인 논스톱 슈팅이 골키퍼 바르테즈에게 막혀 기회를 놓쳤고 첫 실점 이후 조직력이 붕괴,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또한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 무패(9승 4무)행진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조 선두이던 데포르티보는 릴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1승 2무로 승점 5점을 기록, 조 2위로 내려앉았다. 3위는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중인 릴이며 올림피아코스가 1무 2패(승점 1)로 최하위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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