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핵전쟁 영화 「전쟁놀이」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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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핵무기의 위력은 온 세계를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하게 한다는 것은 오늘날 사람들의 상식이 된지 오래이다. 미국과 소련에선 지금 이 순간에도 발사준비가 완비된 핵 탄도탄이 세계의 중요도시를 향하여 겨냥되고있다.
이와 같이 가공할만한 핵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는 인류의 염원을 강조하기 위해서 영국의 BBC 방송회사는 최근 핵전쟁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영화를 제작했다. 『전쟁놀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영화는 가장 현실에 가까운 핵전쟁의 계기를 바탕으로 하여 핵무기의 파괴력과 인간의 희생을 가장 과학적으로 표현했다.
핵전쟁시작의 원인으로는 월남전의 확대와 중공군의 개입, 이에 대한 미국의 핵 보복, 소련의 핵 반격, 이래서 영국의 서남부지방에 핵탄이 떨어진다는 가상으로 엮어진 이 『전쟁놀이』는 그야말로 「드라큐라」등의 괴기영화를 예사로 볼 수 있는 사람의 간담도 서늘하게 할 정도로 처참을 극한 인간상을 보여준다는 것.
「피터·워킨즈」라는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지난 8일 국회의원·신문기자·고위관리들 몇몇이 초청된 자리에서 BBC가 비공개로 상영하여 심사를 받았으나 결론은 『너무 지나치게 처참하다』는 것으로 공개가 금지되었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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