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보다 ‘열정’… 남다른 전형으로 청년일자리 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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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의 지주회사 대웅의 정난영 사장(왼쪽)과 ‘2012 대웅제약 곰 캐릭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상연(42)씨가 상금 200만원을 들고 웃고 있다.

대웅제약(대표이사 이종욱)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재채용에서도 지원자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새로운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예비 사회초년생들에게 취업의 당락을 떠나 인생의 목표를 설정·고민할 수 있는 기회주기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경쟁사들이 경제 불황으로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동결한 것과 달리 올 하반기 신입사원 150여 명을 뽑기 위한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10월까지 수시채용을 통해 100여 명을 선발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하반기 채용은 영업·R&D 인력 증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미래성장 동력인 R&D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전체 채용 예정 인원의 2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 기준에도 변화를 주었다. 지원자의 출신대학과 어학점수 등 ‘스펙’ 위주의 평가에서 탈피했다.

서류전형 시 자기소개서에 담긴 지원자의 ‘열정 반영도’에 가장 큰 배점을 주는 ‘열린 채용’이다.

 대웅제약 인사팀 이욱환 팀장은 “제약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람과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며 “특히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해 글로벌 헬스 케어 그룹으로 나아갈 수 있는 뿌리를 튼튼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14·17일 사흘 동안 실시된 면접에서는 심층인터뷰, PT 발표, 그룹토론, 논술 등 지원자의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했다.

 2500여 명의 지원자 중 최종 면접관문에 도달한 응시생 전원에게 임직원 필독서 ‘목표, 그 성취의 기술(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을 사전에 제공했다. 책에 대한 3분 브리핑을 통해 지원자의 목표의식을 판단하기 위한 것.

 또 그룹토론 전형에서는 지원자 간 ‘상호평가’를 실시했다.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일방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자들도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팀장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면접 응시자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려는 고민의 반영”이라며 “기존의 단편적인 면접만으로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평가방법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약업계 최초로 일반 직군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 채용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채용되는 변호사는 법무팀뿐만 아니라 연구지원실, 사업개발팀, 글로벌전략팀 등 다양한 부서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 팀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논리적 사고와 법률 지식을 보유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지원자는 기업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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