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재경위 결과에 야 기쁜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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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 대통령이 동남아순방에 오르던 7일 상오 국회는 여당의원이 없는 야당만의 곳이 되었다.
일찌감치 이 부의장실에 나온 민중당의「입」김대중 의원은 대통령의 동남아순방에 대해『잘 다녀오기를 바란다』는 것이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공식「코멘트」라고 짤막한 한마디-.
그러나 김 의원은『국가원수가 외국으로 떠나는데 야당이 또 꼬투리를 잡는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굳이 말을 안하고 싶지만…그래도 우리 군대가 2만이나 가있는 월남을 들르지 않는다는 것이 서운한 일이야. 물론 지금의 월남정세로 봐서는 대통령에게 그곳을 들르라고도 할 수 없고 들르지 말라고도 하기 어렵지만…』라고 말끝을 흐리면서『여러분들 생각은 어떠냐』.
새해 들어 정책야당을 표방하고 나선 민중당은 청구권자금 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심사에서 첫 개가-.
김상흠 의원이 기초하고 최고위·지도위 및 당무회연석회의를 거쳐 당책으로 내세운 민중당 대안은 이번 재경위심사에서 중요대목에 있어 모두 크게 반영되었는데 월요일인 6일 민중당소속 재경위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들.
8인 소위에서 밤을 새우면서 대안반영에 악을 쓴 김상흠·이중재 등 몇몇 의원들은『무상자금까지 국회의 사전동의 사항으로 한 것은 국회의 위신을 높인 것』이라고 자화자찬했고, 이점에 대해서는 공화당 의원들도 속으로는 고마와하는 눈치. 이밖에도 청구권 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을 참여시키지 않기로 한 것도 민중당의 승리. 이래서 자금의 운용·관리는 정부가 맡고 국회는 감독권만을 갖기로 했고…. 장기영 경제기획원장관은『이번 청구권 법안 심사에서 민중당에 크게 양보했다』고 실토하면서『국회운영도 재경위만큼 대안있는 싸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너털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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