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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내 돈 불려 줄 ‘펀드 스타일’ 3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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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 뱀의 해다. 풍요를 상징한다. 내년도 자산을 불려줄 펀드 스타일은 뭐가 될까.국내외 대표 운용사가 내놓은 ‘2013년 시장 전망 보고서’를 중심으로 세 가지 흐름을 뽑았다. 인컴·상장지수펀드(ETF)·주식 등이 키워드다. 삼성자산·미래에셋자산·한국투신운용 등과 블랙록·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의 보고서를 참고했다.

시세 차익 힘들다 … 이자·배당이 최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저성장이 사회의 패러다임이 됐다. ‘뉴 노멀’ 시대다. 시세 차익 추구는 고금리·고성장의 ‘올드 노멀’ 시대에나 통하던 전략이다. ‘베이비 부머(전후 태어난 사람·국내에서는 1955~63년 출생한 720만여 명을 의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중요해졌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를 ‘인컴(Income)’이라고 부른다.

 인컴펀드는 채권·리츠(REITs)·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수익이나 이자·배당 등을 일정 기간마다 얻을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올해 유행하기 시작했던 월지급식 펀드도 인컴펀드의 일종이다. 지난해 4분기 말, 7200억원에도 못 미치던 월지급식 펀드 설정액은 지난 3분기 말엔 2조원 가까이 늘었다. 국내보다 고령화 정도가 10년은 앞선 일본에선 월지급식 펀드의 비중이 2001년 전체 펀드의 10%에서 지난해 말엔 76%로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월지급식 펀드가 대세가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월지급식 펀드는 하나의 자산, 특히 신흥국 국채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가 대부분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러나 “앞으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분산투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 배분형 펀드의 형태로 인컴펀드가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의 종언 … 수수료 싼 ETF 뜬다

사람(펀드매니저)이 운용하는 액티브펀드의 수난시대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중순까지 코스피 지수 상승률(5.9%)을 초과 달성한 액티브펀드는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펀드 전성기였던 2007년(80%)은 물론이고 지난해(5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알파(초과수익)의 종언’이라는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주식·채권 등 모든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다 시장 효율성이 커져 누구나 정보를 공유하게 되면서 펀드매니저가 알파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펀드 리서치회사 리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뮤추얼펀드 중 27%만이 벤치마크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성과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못할 바엔 수수료가 비싼 액티브펀드를 고를 필요가 없다. 투자자는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인덱스펀드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특히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전 세계적으로 최근 10년간 연 26.5%씩 성장해 왔다.

 ETF의 장점은 지난달 말 상장된 국내 첫 중국 본토 A주 투자 ETF인 ‘KINDEX 중국 본토 CSI300’에서 두드러진다. 일반 펀드 수수료가 연 2% 안팎에 환매에만 20여 일이 걸리는 데 반해 이 ETF를 이용하면 총수수료는 연 0.7%에 그치고 환매 신청 후 이틀 뒤면 현금화가 가능하다.

채권 버블 터질라 … 다시 주식으로 턴?

올해는 채권 전성시대였다. 국내에서는 해외 채권형 펀드로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돈이 몰렸다. 연초 이후 미국 기업은 1조20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사상 최고 발행 기록을 경신했다. 채권으로 돈이 몰린 탓에 금리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6% 수준에 그친다. 3년간 하락세를 이어 가며 바닥 수준을 맴돈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 이상은 될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채권 버블에 대한 경고 수위가 높아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현금이나 저수익 채권에 묻힌 돈이 내년에는 글로벌 우량주를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내년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성장하고 글로벌 경제는 통화부양이라는 초기 단계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블랙록은 “안전자산인 채권이 매우 위험해 보인다”며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현금 흐름이 꾸준하며 배당이 늘고 있는 세계 기업이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전 세계 255명의 펀드매니저(운용자산 6640억 달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응답자의 40%가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달 조사 때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응답자의 67%는 내년 중국 경제가 더 성장할 것으로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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