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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중앙시장에 큰 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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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진주=박재홍·여진 주재기자】6일 밤9시쯤 진주시 중앙공설시장 4구 박상렬(잡화상)씨 점포에서 불이 일어나 시내의 가장 중심지인 공설시장 7백70여 점포 가운데 4백47점포를 불태우고 3백여 가구 1천4백50여명의 이재민과 5억원(진주시 당국은 2억 추산)의 재산 피해, 50여명의 부상자를 낸 다음 방화 3시간반만인 7일 상오 영시30분쯤 겨우 진화되었다. 화인은 이날 밤 박상렬씨 점포에서 과열된 연탄이 벽에 있던 성냥통에 인화되어 불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은 방화여부도 아울러 조사중이다. <호외재록>
불은 때마침 부는 초속 5∼6「미터」의 강풍에 힘입어 삽시간에 공설시장 안의 1·2구 점포가를 제외한 중심부외 3·4·5·6구 점포가 4백47여동을 삼켜 화재현장은 6·25직후 폭격 피해 때처럼 황당해졌다.
이날 진주에 있는 소방차 5대가 전부 출동,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1대만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했을 뿐 상수도 등 소방시설의 불비로 하늘을 치솟는 불길을 잡지 못해 시민들은 멍청히 불길만 쳐다보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진주소방서는 부산, 마산, 삼천포, 하동소방서에 긴급 출동요청을 했으나 진화작업이 끝난 뒤에야 마산과 삼천포에서 소방차 1대씩이 도착했을 뿐이다. 화마에 삼켜진 공설시장의 3·4·5·6구 점포는 포목, 잡화, 양곡, 철물, 어물상 등 진주시장에서 가장 값진 점포들만 들어있던 곳이다.
7일이 진주 장날이기 때문에 서부군 남지구에서 농수산물과 부산, 마산, 대구 등지에서 잡화, 포목 등 생활 필수품이 이날 따라 집결했기 때문에 피해액은 시장상인 외에 장꾼들 것까지 합치면 5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있다.
진주시장 안에서 손꼽히는 포목상 윤명주씨의 경우 7일 정오까지 밝혀진 면물(포목) 피해만도 4천 만원이나 된다.
불타버린 3·4구는 윤씨의 경우처럼 천만원대 이상 피해를 낸 거상들만도 수십명이 될 것이라고 상인들은 말하고있다. 공설시장 3구29호 신화지물상주인 이갑환(58)씨는 이번 화재로 점포는 물론 가재 도구까지 전부를 태워 버려 그의 딸 이연수(15·진주여중1년)양은 옷이 없어 학교를 못가고 내복바람으로 불탄 집터를 지켜보며 통곡하고 있다.
경찰은 화인을 아직 가려내지 못한 채 7일 일광상회주인 박상렬씨와 그 집 점원 정순기(17) 지형덕(18)군 등을 연행, 화인을 조사중이다.
이날 알려진 것은 6일 밤9시쯤 박상렬씨는 친구들과 화투 노름하기 위해 두 점원에게 점포를 맡기고 집을 비웠었는데 점포 안에 피워둔 과열된 연탄 옆에 성냥이 있었던 것을 모르고 정·지군 등 두 점원이 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화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웃 상인들은 평소 부부싸움이 잦았던 박씨가 이날 밤 화풀이로 집에 불을 질렀다고 말하고있어 정확한 화인이 궁금하다.
한편 시 당국은 경찰서·세무서, 공화당 진주지부 상인대표 등으로 7일 하오2시 대책위원회를 구성, 구호대책을 세우고 피해액 신고를 받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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