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발현 조절자 활성작용 세계 최초로 밝혀

중앙일보

입력

세균 감염증에 대한 예방과 새로운 항균치료법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비브리오 패혈증 연구소 최현일 교수(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세계 정상 학술지인 유럽분자생물학회지(EMBO Journal)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하나의 유전자 발현 조절자가 상황에 따라 표적유전자를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억제도 하는 정반대 기능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병원성 세균의 독력(毒力) 인자 발현을 자극하는 `CRP(catabolite regulatory protein)'라는 조절자가 주위에 있는 `CytR'이라는 다른 인자와 결합하면 기능이 완전히 바뀌어 오히려 표적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세계 분자 생물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유전자 발현 억제자인 `CyrR' 인자가 CRP의 작용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교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CytR' 자체는 억제기능이 미미하나 유전자발현 촉진자인 `CRP'가 `CytR'과 결합하면서 오히려 억제자로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균(菌)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면 유전자를 발현하는데 이 `CRP'가 유전자발현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교수의 주도하에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의 이시하마, 후지다박사, 덴마크 오덴스 대학 분자생물학과의 발렌틴, 한센 박사 등과 국제 공동연구를통해 이룩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병원성 인자 발현 조절자의 동태에 대한 이해에 전혀 새로운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교수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증가한 것은 항생제 때문인데 이제 전세계가 항생.항균제의 내성이 인류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는 항생제및 항균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