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불황속 M&A 바람

중앙일보

입력

소프트웨어.인터넷 업체인 네오위즈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두 차례에 걸쳐 게임 개발업체 엠큐브의 지분 1백%를 인수했다. 네오위즈측은 "이번 M&A로 개발 분야 인력난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게 됐으며, 세이클럽의 게임서비스 토대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엠큐브는 전체 직원중 70%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석.박사 출신의 우수 인력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M&A시장에서 여러 벤처기업이 눈독을 들여왔었다.

벤처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자금난에 봉착해 싼값에 매물로 나오는 벤처기업들이 속출하는 반면, M&A를 통해 부족한 인력이나 수익기반.제품군 등을 확보하거나 사업 규모를 확장하려는 곳도 늘어난 때문이다.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와이티씨텔레콤은 지난달 게임업체인 메가필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인터넷 영어사이트를 운영하는 온코리아닷컴의 M&A까지 추진하며 종합 정보기술(IT)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육아정보 포털사이트 운영업체인 이페어런팅㈜은 지난 5월 경쟁업체인 베베타운㈜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학습지업체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자회사인 ㈜중앙교육문화사와 함께 아이큰숲㈜이라는 합병법인을 만들었다. 기업 규모를 키워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보안시장에서도 개발업체인 안철수연구소가 컨설팅업체인 한시큐어를 인수하는 등 M&A를 통해 사업분야 확장과 몸집키우기가 활발하다.

업계는 전반적인 벤처 경영여건이 호전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만큼 매물로 등장하는 벤처기업들이 더욱 늘면서 M&A바람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M&A컨설팅업체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현재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1만개 기업중 20% 가량이 M&A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며 "잠재적인 매물과 아직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지 못한 모험기업까지 합치면 최소 3천여개의 기업이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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