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강국' 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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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의 표현대로 '성장과 발전이라는 테마는 결코 만만치 않은 수수께끼의 영역이다' .

삭스의 구분대로라며 90년 현재 지구촌의 30개 부자 나라들 중 21개국이 서유럽과 서구의 파생국가들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중 5개 국가는 아시아의 일본과 네마리의 호랑이 국가(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 , 그리고 산유국 2개국(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및 이스라엘.칠레 등에 불과하다.

세계 인구의 4분의 1만이 부자 나라지만, 나머지 국가들의 삶의 질은 참담하다. 주로 아프리카에 있는 23개국 성인 중 절반이 문맹이고, 5세 이하 아동치사율은 10%를 웃돈다.

이른바 선진국 내에서의 소득분포 불균형도 문제고, 미국의 경우도 인종별로 삶의 질이 극과 극이다. 책이 내리는 결론에 따르면 지금의 세계는 20세기 중반에 비해 훨씬 더 가난하고 불공정하며 권위주의적이다.

이 책은 이런 현상에 대한 효과적인 설명 방식으로 문화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존 사회과학에서는 문화론보다 지리.사회체제.적극적 피드백 등을 제시해왔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거나 농업경영에 좋은 지리적 조건 등이 성장을 설명할 수 있고, 사회체제의 완비만이 사회 진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들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의 패러다임론은 아직도 중남미 등에서 선호되고 있는 이론들과 다르다.

즉 이들의 이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저개발은 마음의 상태다" 로 요약된다. 어쨌거나 『문화가 중요하다』는 현재 지구촌에서 가장 각광받는 이론적 틀을 엿볼 수 있는 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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